• 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이익의 균형을 놓고 막판 주고받기에 돌입했다.
    양측은 이미 자동차 등 공산품 관세 철폐, 자동차 기술표준, 서비스 등 대부분 쟁점에 대해 잠정 합의에 도달했으며 관세환급, 원산지, 농산물 등 미해결 쟁점을 놓고 마지막 공식 협상을 진행 중이다.
    23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시작된 한.EU FTA 8차 협상과 관련해 이혜민 외교부 FTA교섭대표와 베르세로 EU 수석대표는 저녁 늦게까지 쟁점사항에 대한 타결을 시도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오전.오후에 이어 저녁에도 수석대표 간 별도 협상을 진행해 쟁점사항을 조율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지난 3∼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수석대표 회담에서 자동차 등 공산품 관세철폐, 자동차 기술표준, 개성공단, 서비스, 지적재산권 등의 핵심 쟁점에 대해 잠정 합의했으며 이번 협상에서 관세환급과 원산지, 농산물, 서비스 등 미해결 쟁점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우리 측은 한.EU FTA 협상 초기부터 관세환급 문제가 '딜 브레이커'(협상결렬요인)가 될 수 있다며 EU 측을 압박해왔다.
    EU 측은 주요국과의 FTA에서 관세환급 문제를 양보한 적이 없다며 맞서 왔으나 최근 캐서린 애슈턴 EU 집행위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관세환급 양보를 시사하면서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혜관세 적용대상을 판별하는 핵심 기준인 원산지 문제에 대해 양측은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일부 품목에만 세번(수입 때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 품목별로 매기는 번호) 변경기준을 적용하고 나머지 공산품에는 세번 변경기준과 역내생산 부가가치 기준을 병용해 원산지를 판정한다는 데 의견 접근을 봤다.
    부가가치 기준의 경우 역내 생산비율은 45%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민감성이 큰 농산물도 막판까지 양측 간 의견 조율이 계속되고 있다.
    EU 측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냉동 돼지고기(관세율 25%)의 경우 한.미 FTA 보다 관세철폐 기간을 장기로 가기 위한 협의가 진행 중이며 10년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타 분유(176%), 치즈(36%) 등 낙농품의 경우 우리 측은 관세철폐 기간을 장기로 가져가면서 관세율 할당제(TRQ) 등 민감성을 반영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관세환급, 원산지, 농산물 등의 쟁점사항에 대해서는 8차 협상에서 의견차를 좁힌 뒤 다음달 2일 런던에서 개최될 것으로 알려진 통상장관회담에서 일괄타결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김종훈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대부분 쟁점에서 합의를 이뤘고 (남은 쟁점은) 8차 협상에서 상당 부분 (조율)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협상이라는 것은 늘 마지막이 어렵지만 양측이 다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그런 부분을 감안해서 기다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