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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 방송화면 공정언론시민연대(공언련)는 창립 1주년을 맞아 29일 오후 명동 은행회관에서 ‘시사프로그램의 편향성 진단과 극복방안’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시사프로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공언련은 이날 ‘KBS 추적60분’, ‘MBC PD수첩’, ‘SBS 뉴스추적’, ‘EBS 지식채널e’ 등 방송4사의 대표적 시사프로 11개를 대상으로 지난 2006년 1월1일부터 올 7월31일까지 3년6개월간의 모니터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모니터된 프로는 ▷KBS- KBS스페셜, 시사기획 쌈, 추적60분, 취재파일4321 ▷MBC PD수첩, W, 뉴스 후, 시사매거진2580 ▷SBS 그것이 알고싶다, 뉴스추적 ▷EBS 지식채널e 등이다. 남북의창(KBS), 특파원 현장보고(KBS) 소비자고발(KBS), 지구촌리포트(MBC), 불만제로(MBC), 긴급출동SOS24(SBS)는 모니터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모니터의 주된 대상은 시장문제, 교육문제, 북한문제, 역사문제다.
이날 토론회는 ‘지상파 방송 4사 시사프로그램에 대한 종합 모니터링’과 ‘시사프로그램의 편향성, 그 원인과 극복방안’이라는 주제로 이종철 공언련 연구기획팀장과 이재교 공동대표가 각각 발제를 맡았다. 토론에는 최충웅 뉴라이트 방송통신정책센터 대표, 전평국 경기대 영상학부 교수, 최승노 자유기업원 대외협력실장, 정재욱 방송통신위원회 지역방송발전위원이 참여했다.
이종철 팀장이 공개한 분석 자료에 따르면 기업문제에선 방송사를 막론하고 반기업적인 성향을, 노사관계에서는 친노동자적 방향으로 치우친 보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개방과 관련된 보도 16건 가운데 부정적 방향으로 치우친 프로가 14개(88%)에 달한 반면, 긍정적이거나 비교적 균형을 맞춘 프로는 각각 1개(6%)에 불과했다.
특히 KBS는 총11개 프로 중 무려 10개(91%)가 부정적 보도태도를 취해 경향성이 가장 강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 팀장은 “이 같은 결과는 프로그램이 대체로 반기업적인 방향에서 보도를 하였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노사관계를 다룬 33개 프로 가운데서는 기업이나 정부 입장을 좀 더 반영한 프로는 단 1개(3%)에 불과했고, 노동자 측 입장에 치우쳐 구성한 프로 수는 27개(82%)나 됐다. 최승노 실장은 “편파보도 내용의 상당 부분이 대한민국 체제를 부정하고 파괴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며 “이는 언론의 건강한 비판기능을 망가뜨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문제에선 전체 27개 프로 중 20개(74%)가 각 사안을 회의적이고 부정적으로 다뤘으며 긍정적으로 다룬 것은 3개(11%), 균형적 보도는 4개(14.9%)였다. 교육관련 프로는 아이와 학생도 관심 있게 보는 프로라는 점에서 ‘초등학생부터 특목고 열병’, ‘개천의 용을 꿈꾸는 아이들’이라는 선정적이면서도 양극화를 부추기는 제목은 개선돼야 할 과제로 꼽혔다. 최충웅 대표는 “방송사가 아젠다를 설정하는 데서부터 편파성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난했다.
북한문제와 관련해서는 핵문제를 다룬 프로 35개 가운데 중 북핵이 ‘협상용’이라는 인식이 57%로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무기’라는 인식으로 다룬 프로는 16%에 그쳤다. 무엇보다 탈북자 문제, 식량난 문제 등 북한인권과 관련된 보도는 14건으로 북한관련 전체 보도 건수 72건 중 14건(19%)밖에 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서도 북한 내부 인권문제를 언급한 것은 1개에 불과했다.
역사문제는 근현대사 특강 문제나 대안교과서 논쟁을 포괄하는 근현대사 교육 사안을 집중 모니터한 결과, MBC만이 해당 사안을 다뤘지만 내용은 비판과 부정적인 입장만을 강하게 드러내 편향성을 보여주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불공정 방송의 특징으로는 △이슈 제기 편파성 △대립적 세계관과 계층갈등 부각 △시각의 편협성 △주제 선정의 편협성을 보이는 특징이 있다는 게 이 팀장의 분석이다. 이 팀장은 “제목부터 불균형적인 것도 많았다”며 “불공정방송과 편파방송 실상은 방송이 공정성 사명 하에 해당 사안의 논란을 고르게 조명하며 시정자에게 균형적인 정보를 안겨줄 것이라는 상식을 깨뜨리는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재교 공동대표는 시사프로의 편향성 원인으로 PD저널리즘의 문제를 부각시켰다. PD저널리즘으로 인한 심층적인 보도의 긍정적인 측면은 인정하면서도 편파보도를 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집중 지적했다.
이 대표는 “PD저널리즘은 기획 제작 연출이라는 수단으로 전통적 저널리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가능했는데, 바로 이 수단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PD의 정치적 편향성이 개입돼 오도된 프로그램을 제작할 위험이 있다”고 했다. 그는 “실제로 참여정부 5년간 이렇게 편향된 뉴스를 KBS와 MBC에서 흔히 접할 수 있었다”면서 “저 멀리 군사정부 시절의 ‘땡전뉴스’와도 별로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언론노조가 20주년을 맞았다. 6월 항쟁 세례를 함께 받은 운동 동지로서 언론노조의 그간의 강고한 투쟁과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는 등 PD연합회 사보와 사설에서 공개된 PD들의 주장을 소개하며 “PD들의 사고방식은 정확하게 이분법적”이라고 꼬집었다.
이밖에도 토론 과정에서 제작비 횡령 등에 따른 외국방송사들의 처벌사례 등이 소개되며 국내 방송사들도 프로그램의 제작 과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이 강조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