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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선생님이 어린이에게 뭐가 되고 싶냐고 묻자) 너보다 잘될거야"(MBC 개그야, '그렇지요')
"낡고 오래된 거 다 버려라"(KBS 개그콘서트, '할매가 뿔났다')공영방송의 코미디 프로그램이 도를 넘어 교사와 노인을 비하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한나라당 김효재 의원(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 8월과 9월 두 달 동안 KBS와 MBC의 코미디 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해 5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총 149개 코너에서 무려 30개가 교사나 노인, 외모를 비하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KBS의 간판 코미디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의 경우 '할매가 뿔났다' 코너에서는 "낡고 오래된 거 다 버려라(9월 6일 방영)"며 손자가 할아버지를 빤히 쳐다보는 장면이나 할아버지가 노래를 부르고 난 후 "마이크 좀 바꿔주세요, 마이크 썩었어요(8월 16일 방영)"와 같이 어른을 가치 없는 물건 취급하는 내용이 방영됐다. 또 '그냥 내비둬' 코너에서는 뚱뚱한 여성을 소재로 삼았다.
MBC '개그야'에서는 교사에 대한 비하수준이 심각했다. '그렇지요'라는 코너에서 유치원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스승의 은혜는 '거지같다' '거지같아서'"(8월 16일 방영)와 같은 부정적인 말과 선생님의 얼굴에 꽃을 집어던지는(9월 27일 방영) 등 지나친 행태가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지금 뭐 하는 짓이야' 코너에서는 "내 이럴 줄 알았어. 나이만 디룩디룩 쳐 먹어가지고 말이야"(8월 16일 방영) 등 노인을 비하한 내용이 지적됐다.
김 의원은 "코미디 프로그램처럼 온가족이 시청하고 또 어린이들이 많이 보는 영향력 큰 방송에서 할아버지를 쓸모없는 사람인 것처럼 생각하는 손자의 모습이나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이 사라진 유치원생의 모습 그리고 뚱뚱한 사람을 이상한 사람인 것처럼 매도하는 내용들은 아이들에게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김 의원은 이어 "잘못된 내용이라도 방송을 통해서 계속 접하다보면 사회 전체가 모르는 사이에 잘못되고 편향된 시각을 가지게 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문제점에 대해 방통심의위원회에 KBS2 '개그콘서트'와 MBC '개그야' 관련 민원은 2008년과 2009년 각각 21건과 3건이 접수됐다. 그러나 방통심의위원회의 제재는 없었다. 김 의원은 "도가 지나친 내용에 대한 시청자들의 민원이 빈번함에도 방통심의위원회는 솜방망이 처벌 조차 안하고 있다"며 강력한 제재를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