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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보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선수단이 입국하던 지난 2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인천공항으로 마중 나가 선수들을 격려했다. 일일이 선수단의 목에 꽃다발을 걸어주기도 했다. 이 모습은 KBS 뉴스를 통해 전국으로 방송됐다. 유인촌 장관은 올림픽 영웅 김연아 선수에게 꽃다발을 걸어주며 어깨를 다독이기도 했다.
그러나 다음날 인터넷에는 이른바 ‘회피 연아’ 동영상이 뜨겁게 달궜다. KBS의 촬영 영상 중 유 장관이 김연아 선수에게 꽃다발을 건네고 어깨를 다독이며 축하의 말을 전하는 모습이 중심으로 손을 흔드는 장면까지 일부분만 실제 속도보다 빠르게 반복해 보여준다.
문제는 이 동영상의 이름이 ‘김연아 성추행’, ‘유인촌의 굴욕’, ‘김연아 유인촌 회피’ ‘유인촌 폭력’ 등의 설명과 함께 달려, 유인촌 장관이 김연아를 껴안으려고 했다가 거부당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오고 있는 것이다.
◇유 장관 ‘두드림’ 5차례에서 3차례로 줄어들어= 실제 KBS 뉴스 동영상과 ‘연아 회피’ 동영상을 비교해 보면, 원본에는 유 장관이 김연아 선수의 어깨를 다섯 차례 다독였으나, ‘연아 회피’ 영상에는 세 차례만 두드려 중간에 두 차례 영상이 삭제됐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다보니 김연아 선수의 몸이 갑작스레 뒤로 움직인 것처럼 보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문화체육관광부 측의 고소로 ‘회피 연아’ 동영상의 제작자를 고소했다고 17일 밝혔다.
문화부는 “악의적으로 왜곡 조작한 동영상을 인터넷에 배포해 유인촌 장관이 국민영웅 김연아를 성추행 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처럼 보이게 해 개인 장난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불량 누리꾼들이 경각심을 갖기 바라며 품격있는 인터넷 문화가 형성되기를 희망한다”며 “당사자에 대한 처벌은 수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숙고할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초기대응 안하고 왜 이제야 고소?= 앞서 문화부는 지난 3일 이 동영상이 확산되는 것을 확인했으나 적극적인 대응은 미뤄왔다. 문화부는 보름이나 지난 사건을 뒤늦게 고소한 연유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인터넷에 문화부 장관에 대한 많은 패러디가 있으나 사람들이 패러디 또는 조작임을 분명히 알만한 것이기 때문에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며 “그러나 이번 동영상은 패러디나 유머 수준이 아니라 왜곡조작된 것을 사실처럼 포장해 다른 문제”라고 설명했다.
한편, 문화부의 네티즌 고소가 알려진 이날 문화부홈페이지에는 유인촌 장관이 인터넷을 통제하려 한다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KBS 뉴스 방송 원본은 http://www.mcst.go.kr/web/notifyCourt/press/mctPressView.jsp에서 확인할 수 있다.
'회피연아' 동영상 ⓒ 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