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천에서 퓨전주점을 운영하는 김민혁 씨(가명‧35) 부쩍 고민이 늘었다. 창업 4년 만에 대출금을 모두 청산하고 ‘진짜’ 내 가게를 꾸리는 기쁨에 젖어있던 김씨에게 ‘막걸리’라는 딜레마가 찾아왔다.

    막걸리 판매량이 지난해 말부터 점점 늘더니 지금은 세 명 중 한 명은 막걸리를 찾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하지만 김씨의 고민은 여기부터다. 막걸리가 ‘승승장구’하고 있으나 매출은 되레 소폭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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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주'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막걸리 ⓒ 뉴데일리
    저녁 대신 퓨전 주점을 찾아 안주와 소주를 곁들여 식사를 하던 손님들이, 걸쭉한 막걸리 한 사발 걸치고 나니 든든한 안주생각 ‘뚝’ 사라지는 것은 당연지사.

    김 씨는 “막걸리 드시는 손님들은 안주를 많이 찾지 않는다”면서 “대게 가벼운 묵 종류나 전, 두부 김치 등을 주문한다”고 밝혔다.

    61.6㎡(20평) 정도의 김 씨 가게의 하루 평균 주류 소비량은 170병 수준. 이 중 소주 판매는 80병 정도다. 막걸리는 60병 정도 소비된다고 보면 된다. ‘마니아 층’에서만 판매되던 막걸리가 소주 판매를 위협하고 있는 양상이다.

    김 씨는 “막걸리 판매가 늘고 있으나, 매출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소주를 드시던 분들이 막걸리로 옮겨가시는 것”이라며 “전체 매출은 오히려 약간 줄었다”고 전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막걸리 내수량은 20만2000㎘로 2008년(13만5629㎘)에 비해 50%가량 신장했다. 생산량도 크게 늘어나 2008년(14만161㎘)에 비해 48.3% 가량 신장한 20만7925㎘를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소주는 116만1384㎘로 6.4% 감소했다.

    테이블 단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셈이다. 김 씨는 “술은 어느 종류든 많이 팔릴 수록 이익인데 막걸리는 술 자체의 추가 주문자체도 적고, 안주로 매출 인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즉, 소주와 비교했을 때 소주는 추가 주문도 많을뿐더러 안주 주문도 잇따르지만 ‘술’ 자체가 배부른 막걸리는 추가 매출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김 씨는 막걸리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한 ‘신메뉴’ 개발에 돌입했다. 크게 배부르지 않고, 추가 주문을 받을 수 있는 메뉴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작전이다. 김 씨는 “막걸리 인기에 주점들도 살길(?)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