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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산업 구조개편 정책토론회가 이해당사자들의 난입으로 결국 욕설과 몸싸움이 오가는 난장판으로 변했다. 소화기까지 터졌다.
지식경제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양재동 aT센터에서 `바람직한 전력산업 구조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김영학 지경부 제2차관의 인사말로 시작한 토론회는 김일헌 경주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시의원들이 성명을 발표할 때까지만 해도 차분했다.
그러나 김 의장의 성명서 낭독 이후 300여명의 경주시민들이 일제히 단상을 기습 점거하며 토론회 시작 20분도 되지않아 파행이 시작됐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경주시는 국가적 약속을 믿고 2005년 11월 주민투표로 방폐장을 유치했다"며 "한전-한수원 통합을 논의한다는 것을 경주시민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 통합을 백지화하고 한수원 본사는 취지대로 경주로 이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가슴이 메이고 상상할 수 없는 현실이 펼쳐지고 있다"며 "정부가 지방정부를 상대로 사기극을 벌이는 것이고,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0여분간 점거 이후 시민들은 일단 단상에서 물러났지만, KDI측의 연구용역 발표도 시작되기 전에 또 다시 파행이 벌어졌다.
발전노조 한 관계자가 발표를 시작하려는 이수일 KDI 박사에게 "이 연구를 어떻게 시작한 것이냐"고 물은 것을 도화선으로, 발전사 재통합을 주장하는 발전노조측과 통합 반대입장인 경주시민들이 고성을 주고받기 시작한 것.
이 과정에서 수십명이 다시 단상앞으로 몰려나가 몸싸움을 벌였고, 고성과 욕설이 오갔다. 결국 한 경주시민이 터뜨린 소화기로 장내는 아수라장이 됐고 토론회는 아예 중단됐다.
결국 KDI측은 "정상적인 토론회 진행이 어려워 토론회를 연기한다"며 "앞으로 토론회 일정은 추후 발표하겠다"고 밝히고 50분만에 행사를 서둘러 마무리했다.
김영학 차관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오늘 경주시민들이 참석해 충분히 의견을 표출했고, 그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것"이라며 "앞으로 경주시의 의견도 수렴하고 한전 노조도 만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