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정의선은 해외로, 최태원은 ‘책’으로 해외 현장·네트워크·메시지 전면에 선 총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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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부터), 최태원 SK그롭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서성진 기자
AI(인공지능)가 산업의 승부처를 바꾸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재계 총수들이 ‘전면등판’하는 장면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처럼 임원 조직이 설계하고 총수는 승인하는 흐름이 아니라, 총수가 직접 해외 현장과 네트워크, 시장 메시지의 앞줄에 서는 방식이다. 업계는 이를 ‘AI 사이클 대응’에서 ‘AI 체계 전환 지휘’로 넘어가는 신호로 해석한다.◇정의선은 캐나다로 … 방산 수주전이 ‘산업 패키지’로 커진다28일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6일 정부의 캐나다 방산 협력을 지원하는 특사단에 합류해 캐나다로 출국했다. 정 회장의 합류는 한국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해 전방위로 뛰는 특사단을 측면에서 지원하는 행보로 풀이된다.특사단이 겨냥한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는 디젤 잠수함 최대12척 건조 사업이다. 건조 비용 최대 20조원에 도입 후 30년간 유지·보수·운영(MRO) 비용까지 포함하면 사업 규모가 최대 60조원까지 거론된다.현대차그룹은 캐나다의 천연자원을 전제로 수소 협력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업계는 방산 수주전이 단일 계약을 넘어 에너지·공급망까지 묶는 ‘패키지 협력’으로 확장되는 흐름에 주목한다. 데이터센터·전력·소재·물류 같은 기반 산업이 함께 움직여야 하는 AI 시대에, 총수가 현장에서 접점을 다지는 장면이 늘고 있다는 평가다.◇이재용은 미국으로 … ‘갈라’가 북미 접점 확장 창구 될까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6일 미국으로 출국해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이건희 컬렉션’ 갈라 행사에 참석한다. 이 회장이 환영사를 맡고,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삼성 총수 일가와 주요 계열사 사장단도 동행했다.‘이건희 컬렉션’ 국외 순회전의 첫 전시는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진행 중이며 전시품 330점, 누적 관람객 4만명을 돌파했다. 재계는 이번 일정이 ‘문화 행사’에 그치기보다 북미 정·재계 인사들과의 네트워킹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AI 체계 전환 국면에서 정책·고객·파트너 접점이 기업 경쟁력의 일부로 편입되는 만큼, 총수가 전면에 나서는 이유가 커지고 있다는 해석이다.◇최태원은 책으로 … HBM 뚝심 담은 K-반도체 서사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하이닉스의 HBM(고대역폭메모리) 개발·상용화 과정과 협업 서사를 담은 책 ‘슈퍼 모멘텀’을 통해 메시지 확산에 힘을 실었다.책은 260페이지 분량으로 경영진과 전·현직 엔지니어들의 인터뷰, 최 회장의 인터뷰가 포함됐다.최 회장은 책에서 “지금까지 AI 반도체가 만든 임팩트는 서곡에 불과하다”는 취지의 발언과 함께, SK하이닉스를 ‘AI 인프라 기업’으로 재정의하는 메시지를 내놨다. 2030년 시가총액 700조원, 장기적으로 2000조원 목표를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 홍보가 아니라 “AI 생태계에 포함되는가가 기업 가치와 운명을 가른다”는 방향성을 시장과 조직에 동시에 각인시키는 시도로 본다.업계의 시선은 ‘총수들이 얼마나 바쁜가’가 아니라, 그 바쁨이 실제 체계 변화로 환산되는지에 쏠린다.업계 관계자는 "캐나다 CPSP가 방산 수주를 넘어 수소·에너지·인프라 협력으로 패키지화되는지, 이재용 회장의 미국행이 일회성 일정이 아니라 북미 고객·정책 네트워크의 상시 채널로 굳어지는지, 최태원 회장의 ‘서사’가 투자·생산·협업 체계로 연결돼 HBM 이후의 AI 인프라 경쟁까지 끌고 가는지가 향후 변수"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