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의 트위터에 "KBS에 연예인 블랙리스트가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KBS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된 방송인 김미화가 19일 오전 경찰 출두 전 기자회견을 열고 "마치 친정에서 고소당한 딸같은 심정"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호텔 2층 컨퍼런스룸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한 김미화는 "개인적으로 푸념을 늘어놓은 게 죄가 된다면 기꺼이 수갑을 차겠다. 그러나 이번 일로 초래된 사회적 혼란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KBS 임원진에게 있다"며 자신을 고소한 KBS 측에 화살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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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인 김미화가 `KBS 블랙리스트` 발언과 관련해 19일 오전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좌파가 아님'을 증명한 SBS 사장님 확인서를 취재진에게 보여주고 있다. KBS는 'KBS 블랙리스트' 발언과 관련해 개그우먼 김미화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해 김미화는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김미화는 소위 '블랙리스트' 존재에 대한 글을 올린 배경에 대해 "트위터에 글을 올리기 전 날 KBS 예능국 관계자로부터 KBS의 '임원회의 결정사항'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면서 "이것으로 인해 내가 KBS에 출연하지 못한다는 말을 전해듣고 KBS 예능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 여부를 묻고자 했으나 '지금은 파업 중이니 나중에 얘기하자'는 말만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답답한 나머지 평소 팬들에게 하듯이 트위터에 심경을 적은 것"이라면서 "KBS에 출연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내가 적어도 이들에게 물어볼 권리는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김미화는 "시사프로그램 진행을 해오면서 여러 정치인들과 인터뷰는 한 적이 있으나 개인적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은 적은 한번도 없었다"며 "그런 나를 두고 사람들은 어느 순간부터 정치하는 연예인으로 보기 시작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미화는 지난 1992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첫 만남을 갖게 된 방송에 대해서도 말문을 열었다.

    김미화는 "과거 SBS에서 청소부 역할을 맡아 화장실에서 게스트를 모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를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 섭외가 돼 출연했던 것 뿐"이라고 밝힌 뒤 "이후 2002년 대선 당시에도 현 한나라당 국회의원인 한선교, 개그맨 남희석과 함께 각 진영 후보들을 만나는 방송을 한 적이 있었는데 노무현 후보가 대톨령에 당선되자 축하의 의미로 한선교와 함께 하회탈을 선물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어디까지 이벤트성 방송이었다"며 정치적 행동이 아니었다고 항변한 김미화는 "그렇다면 함께 하회탈을 드린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도 좌파냐"면서 유독 자신에 대해서만 좌파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날 회견장에 변호인을 대동, 참석한 김미화는 자신을 고소한 KBS에 대해 맞소송을 제기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변호인단과 상의하겠다"고 밝혀 향후 소송을 통한 강경 대응을 펼칠 가능성도 시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김미화는 곧장 서울 영등포경찰서로 이동해 피고소인 자격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