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건국이 만든 민주주의 혁명

     대한민국이 이룬 건국과 번영은 100년에 걸친 전체주의와의 투쟁결과였다. 우리 민족의 독립은 일본 군국주의라는 전체주의의 극복으로 가능했고 대한민국의 탄생과 존속은 공산주의라는 전체주의를 막아냄으로서 가능했다. 그리고 지금도 우리는공산주의의 변형적 잔재인 김일성․김정일로 이어진 개인숭배적 전체주의와 맞서 있다. 그런 의미에서 통일이라는 민족국가의 완성을 아직 이루지 못하고 민족의 절반을 상상하기조차 힘든 반문명적 상태에 남겨두게 된 것도 북한 전체주의와의 투쟁에서 더 이상 진전을 이루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싸워온 전체주의와의 투쟁은 그 자체로 민주주의 확립과 성숙을 향한 과정이었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사적으로 빛나는 성공 사례이자 모델이 된 한국 민주주의의 혁명적 출발은 바로 건국에서 시작된 것이다. 그런데도 한국 민주주의는 언제, 어떻게 발전되었는가는 잊혀졌고 왜곡되어 있다. 흔히 한국 민주주의의 발전을 말하면 너나없이 4.19(1960)나 5.18(1980) 혹은 6.10사건(1987)을 말하는 수준이 되었다. 물론 그런 정치 격변이 우리 민주주의 성숙의 중요한 계기가 된 것도 분명하다. 그러나 다시 재조명해보면 그런 정치격변으로 한국 민주주의가 질적으로 다른 시대로 비약한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우리 민족사의 민주주의 혁명은 이미 1948년 건국으로 완성되었기 때문이다.
       우리 민족사에 과연 언제 봉건 왕조체제가 폐지되었는가, 언제 국민주권에 따른 근대적 민주공화제가 시작되었는가를 되새겨보면 대한민국 건국이 얼마나 위대한  민주혁명이었는가를 알 수 있다. 또 언제 의회민주주의제가 시작되고 남들은 몇백년에 걸쳐 확대되어온 보통선거권에 따른 전면적 참정권이 주어졌는가를 보면 명백하다. 더구나 법치주의에 의해 기본인권이 지켜지고 인권의 근간인 재산권 확고히 보장될 뿐만 아니라, 복수정당제가 도입되면서 국민들이 정치세력을 선택하고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시대를 연 것도 건국에서부터다. 우리 민족사에 1948년의 대한민국 건국이란 새로운 독립국가의 건설을 넘어 실로 혁명적 민주주의체제의 출발이었던 것이다.
       특히 건국으로 만든 자유민주체제는 민족사에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했던 것이기도 했지만 사회경제적 기반조차 없던 나라가 도입한 유례없이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였다. 제도적으론 수백년의 민주주의 역사를 갖는 서구 유럽국가들과도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의 전면적 민주제도의 시작이었다. 미국도 흑인에 대한 실질적 투표권은 1965년 전후에 주어지고 스위스조차 여성투표권은 1971년에 주어지는 상황에서 우리는 높은 문맹율과 낮은 경제 수준, 그리고 대륙으로부터 덮쳐오는 공산주의의 침략과 안보위협에도 불구하고 보통선거권에 따른 정기적 선거가 끊이지 않았다. 1948년 제헌선거를 필두로, 6.25를 한 달 앞둔 1950년 총선, 6.25전쟁중의 1952년 대선 및 총선과 지방자치선거, 그리고 1954년 총선과 1956년 대선 등 일련의 선거역사를 보면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하더라도 주권재민에 따른 민주주의만은 실패하지 않겠다는 집착과 의지가 반영되어 있다.
       건국으로 첫걸음을 내디딘 우리의 민주혁명은 주변의 다른 나라들은 결코 흉내내기조차 어려운 수준이었다. '인민민주주의‘를 내걸고 함께 출발했던 북한이 지금까지도 민주주의는커녕 반문명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이나 계속된 경제성장과 안보위협도 없는 중국에 아직도 선거도 없이 공산당 독점이 계속되며 한국이 60년전에 만든 수준조차 흉내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보면 우리가 얼마나 어려운 시대에 얼마나 훌륭한 민주주의를 시작했던가를 알 수 있다. 경제번영이 계속된 홍콩과 싱가포르조차도 왜 민주주의가 꽃피지 못하는가를 보면 대한민국 건국이 만든 민주주의 혁명의 의의를 가늠할 수 있다. 한국이야말로 가장 악조건속에서 모든 민주주의 선진국이 겪었던 경험과 시행착오를 가장 압축적으로 극복해가며 개발도상국 민주주의의 이정표를 만들어 세웠던 것이다. 그리고 이후 펼쳐진 산업혁명에 준하는 사회경제적 번영과 맞물리면서 우리 민주주의는 성숙되며 오늘에 이른 것이다.
       대한민국 건국의 또 다른 세계사적 의의는 두말할 것도 없이 공산주의를 막아내고 자유민주체제를 지켜냈다는 사실이다. 제2차대전후 승전국의 일원인 된 소비에트 스탈린체제는 주변국가 모두를 공산주의의 길을 걷도록 강요하였다. 동독, 폴란드나 헝가리같은 유럽국가에서부터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이나 중앙아시아, 그리고 베트남, 몽고, 북한에 이르기까지 서유럽을 제외한 유라시아 전역은 공산제국주의의 일원으로 편입되어야 했다. 중국도 공산당이 지배하는 공산체제로 가는 길에 예외가 될 수 없었다. 그것이 강고한 군사적 폭력과 단일한 이념을 무기로 한 스탈린 공산제국주의의 주변에 있었던 모든 나라들의 운명이었으며, 당시 상황에서 공산주의의 확장이란 주변국가에겐 쯔나미와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그 공산주의의 쯔나미같은 격랑을 헤쳐내고 자유민주체제를 지키며 번영을 일군 유라시아대륙 동쪽 끝의 유일무이한 나라였다. 다른 나라들은 냉전체제를 겪었는지 모르지만 대한민국은 전쟁이라는 열전과 대결이라는 냉전을 반복해 겪어야 했던 나라다. 냉전시대 최대의 전쟁이자 인류사에 가장 처참한 전쟁이었던 6.25전쟁을 포함하여 수없는 희생을 감내하며 공산주의 확장을 막아내야했던 자유민주체제의 최전방 국가였다. 세계 공산주의 종주국인 소련 및 중국과 동시에 국경을 함께하며 가장 공산주의의 위협을 직접적으로 받고 침략을 견뎌내야하는 나라는 대한민국이었다. 심지어 지금까지도 공산체제의 잔재와 개인숭배체제를 결합시킨 가장 폐쇄적이고 반문명적인 북한과 맞서야하는 나라이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혁명적 자유민주체제를 지키기 위한 한국의 민주주의 투쟁 60년사란 곧 공산전체주의와의 대결사이기도 했다. 다른 나라들은 봉건제 폐지나 선거권 확대와 같은 참정권 투쟁이 민주주의 투쟁의 주된 내용이었는지 모르지만 대한민국은 달랐다. 이미 일체의 유보없이 민주주의가 시작된 한국에서의 민주투쟁이란 혁명적 자유민주체제를 공산 전체주의로부터 지켜내기 위한 투쟁이 가장 고귀한 투쟁이고 가장 커다란 희생을 요하는 투쟁이었다. 따라서 한국 민주투쟁의 구체성과 역사성이란 반공투쟁이고 반공투쟁이 곧 한국 민주투쟁의 본질이었다. 지금도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민주를 한반도 전역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투쟁이야말로 한국 민주주의 투쟁의 본질이란 측면에서 변함이 없고, 역으로 북한의 전체주의를 옹호하고 지원하는 행위야말로 우리 자유민주사에서 가장 반민주적이고 반민족적 행위이기도 하다.
       물론 1948년 대한민국 건국과정에서 이룬 민주주의혁명과 공산주의 거부투쟁에 가장 주도적 역할을 한 인물은 이승만대통령이다. 이승만은 일본 군국주의와의 대결을 기피하던 미국을 대상으로 일본 제국주의와 싸워야한다는 것을 역설, 입증한 인물이기도 했고 일본 군국주의에 대한 승리뒤에는 모든 민주세력이 힘을 모아 소련 공산주의와 싸워 이겨내야 한다는 것을 당 시대에 가장 명확하게 이해한 인물이기도 했다. 세계사는 민주주의와 전체주의의 대결로 진행되고 있으며 전체주의를 이끌고 있는 세력은 일본 군국주의와 소련 공산주의라는 사실을 미국 루즈벨트정부와 투르먼정부를 대상으로 힘겹게 설득하고 관철시켜나갔던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건국과정에서 만들어 낸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반공체제였다.
       현재 모든 국제기구가 측정하는 민주주의 지표로 볼 때 한국 민주주의는 서구 유럽에 버금가는 수준에 와 있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은 후발국으로 민주주의나 경제번영에 있어서나 세계적 모델이 되고 있다. 그런 면에서 한국은 1948년 민주주의 혁명을 이뤘고, 1961년부터는 그 제도를 성숙시킬 수 있는 사회경제적 발전을 축적시켰고, 다시 1987년부터는 혁명적 민주제도와 경제적 발전을 토대로 민주주의 성숙이라는 역사적 경로를 만든 나라다. 그 과정에서 자유와 민주주의투쟁에서 가장 빛나는 성과는 바로 대한민국의 건국이었다. 자유와 민주의 수준은 건국을 기점으로 이전과 이후는 질적 다른 비약의 시대를 열었고 나아가 세계의 신생국 민주주의가 가야할 길을 개척하고 모델을 만든 것이었다. 또 다른 한편에서 공산주의의 확장을 막아내고 자유민주체제를 지키며 성공시킨 것은 세계인류사가 가야할 방향을 제시하는 이정표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대한민국의 주도세력은 건국과 반공으로 만들어 세운 민주주의 역사에 대한 정당성을 확고히 해야 한다.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이루었는지를 명확히 정립해야 한다. 민주주의가 완벽하지 않았음을 부끄러워하고 반공의 길을 걸었던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지 않는다면 그것은 우리가 만든 민주혁명과 세계사적 반공투쟁의 의의를 훼손하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성취한 세계적 업적까지 부정하며 잔존한 전체주의세력의 집요한 공격에 무릎꿇는 것이다. 이승만을 중심으로 했던 건국과 반공이야말로 민주혁명이었고 한국 민주투쟁의 본질임이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 동시에 북한까지 자유와 민주를 확산시키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 건국 정신의 완성이란 사실과 사명도 흔들려서는 안될 것이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