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배추 상인에 '청와대 손목시계' 선물"힘들땐 이곳에…"'경제 해결사' 노릇 톡톡
  • ▲ 이명박 대통령이 2일 새벽 구리시 인창동 구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해 식당에서 만난 상인 강계화씨에게 `청와대 손목시계´를 선물한뒤 격려하고 있다 ⓒ 청와대 홈페이지
    ▲ 이명박 대통령이 2일 새벽 구리시 인창동 구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해 식당에서 만난 상인 강계화씨에게 `청와대 손목시계´를 선물한뒤 격려하고 있다 ⓒ 청와대 홈페이지

    2일 오전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 구리 농수산물도매시장. 13년간 이곳에서 배추장사를 해 온 강계화(70)씨는 '그'가 온다는 소식에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다. 멀리 보이는 반가운 얼굴. 시장 곳곳을 둘러 본 뒤 상인들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해장국 가게로 들어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얼굴이 금세 눈 앞에 다달았다.

    "43년 동안 리어카로 노점을 했어. 내 나이가 70인데, (대통령을 만났으니) 이제 죽어도 원이 없겠네. 가실 때 선물이나 하나 주고 가요" 강씨는 이 대통령의 옆에 앉아 그의 손을 꼭 붙들고 반가움에 말을 이어갔다. 농담 섞인 말투에 기분 좋게 웃어보이는 강씨의 말에 이 대통령은 "잠바라도 벗어주고 갈게요"라며 환한 표정으로 마주 웃었다.

  • ▲ 이명박 대통령이 2일 새벽 구리시 인창동 구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해 복숭아를 시식하고 있다 ⓒ 청와대 홈페이지
    ▲ 이명박 대통령이 2일 새벽 구리시 인창동 구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해 복숭아를 시식하고 있다 ⓒ 청와대 홈페이지

    이날 새벽 6시, 이 대통령은 시장에 도착해 이성호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관리공사 사장의 안내로 채소동, 과일동, 경매동 등을 차례로 둘러봤다.

    이 대통령은 상인,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고, 오이, 애호박, 버섯, 복숭아 등 가격을 직접 물어보는 등 추석 물가를 꼼꼼히 챙겼다. 이에 상인들은 커피와 막걸리 등을 대접하며 이 대통령을 반겼다.

     

    ◇ "이게 청와대 시계인데, 이거 차고 미소금융 찾아가 보세요" 

    식사를 마치고 제70차 국민경제대책회의(옛 비상경제대책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식당을 나서던 이 대통령은 강씨가 생각난듯 다시 돌아가 자신의 손목에서 시계를 풀었다.

    이 대통령은 "이게 청와대 시계인데, 이거 차고 미소금융 찾아가 보세요"라며 강씨의 손목에 직접 시계를 채워준 뒤 "나도 회의 끝나고 시간되면 가 볼 테니.."라고 덧붙였다. 식사 중 강씨에게 미소금융을 설명하면서 "(미소금융은) 없는 사람들을 위한 거예요"라고 설명했던 그다.

    이어 발걸음을 옮겨 미소금융 구리지점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평생 일수만 썼지, 미소금융 있다니까 모르더라."라며 "새벽 4시에 나와서 장사하니까 TV도 못 보고, 내가 여기 미소금융 있닥 가보라고 했다."고 강씨의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그 할머니는 돈 떼먹을 사람 아닌 것 같더라"라고 은근한 압력도 잊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여기는 시장 안에 지점이 있어서 좋은데 정작 혜택을 입어야 할 사람이 (미소금융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며 "미소금융에서는 그런 적은 금액 쓰는 사람한테 필요하다. 창업한다고 몇 천만 원 쓸 사람은 햇살론을 쓰면 되고, 미소금융은 그 아래 사람들”이라고 안타까움 심정을 내비췄다.

  • ▲ '청와대 손목시계'를 선물받은 강계화씨가 윤영임씨의 가게로 이명박 대통령의 손을 잡고 가고 있다 ⓒ 청와대 홈페이지
    ▲ '청와대 손목시계'를 선물받은 강계화씨가 윤영임씨의 가게로 이명박 대통령의 손을 잡고 가고 있다 ⓒ 청와대 홈페이지

    이어 이 대통령은 “그 대신 빌린 사람들은 잘 갚아야 한다. 관리 안 되고 회수 안 되면 다른 사람이 혜택을 볼 수 없다”며 “우리나라는 신용 있으면 은행에서 대출했고 신용이 없으면 대부업체를 찾아갔다. 중간이 없었다.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이 대통령은 “미소금융 지점이 더 늘어나서 구석구석 있어서 어려운 사람들 찾아서 도와준다는 생각으로 했으면 좋겠다”며 “방글라데시에서 이런 게 시작됐다. 거기는 이자가 20%다. 그 사람들은 70, 80% 이자 내다가 20% 이자라도 내라하니 좋아한다. 우리는 은행하고 비슷하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 "일수 쓰지 말고. 울지 말고. 내가 꼭 대출해 주도록 특별히 얘기해 볼께" 

    미소금융 방문을 마친 이 대통령은 강씨의 배추가게를 다시 찾았다. 이 대통령은 배추를 살펴보며 "배추가 좋네. 한 단에 얼마나 해요?"라고 물었고, 강씨는 "전에는 한 단에 1500원하던 배추가 4000원으로 올랐다"라고 불안정한 가격으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 함께 동행한 홍상표 홍보수석 등 청와대 참모들에게 "자, 다들 하나씩 사 가자"라고 말하며 7단을 산 뒤 강씨에게 3만원을 건넸다.

    강씨는 이 대통령의 손을 붙들고 "오늘 대통령에게 꼭 소개시켜 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며 잡아 끌었다.

    강씨는 "나랑 같이 13년 노점상 했던 아줌마가 얼마 전에 남편 사별하고, 친척한테 1억 빌려서 가게 하나 냈는데 이자 내기도 힘들어 한다"라며 상인 윤영임(43)씨의 가게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 대통령을 본 윤씨는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듯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왜 우나? 힘내야지. 장사하다 힘들면 미소금융에 가봐라. 거기 아직 모르지? 일수 쓰지 말고. 힘내세요. 울지 말고. 내가 꼭 대출해 주도록 특별히 얘기해 볼께. 용기내야지"라며 그녀를 위로했다.

  • ▲ '청와대 손목시계'를 선물받은 강계화씨와 윤여임씨 ⓒ 청와대 홈페이지
    ▲ '청와대 손목시계'를 선물받은 강계화씨와 윤여임씨 ⓒ 청와대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