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려한 색깔의 오프셋 인쇄물은 사실 청·적·황·흑의 네 가지 색깔의 무수히 많은 망점들이 적절히 찍혀 만들어지는 것이다. 컬러 인쇄물을 아주 크게 확대해보면 그 네 가지 색깔의 점들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처럼 컬러 인쇄물의 질이 좋지 않았던 예전에는 이 네 가지 색깔 인쇄판들의 위치가 비틀어진 바람에 황·적·청·흑 네 가지 색깔이 따로 노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제 57회 칸 국제광고제 인쇄 부문 그랑프리를 차지한 브라질 빌보드 지 광고도 바로 이런 인쇄의 원리를 아이디어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브라질 ALMAPBBDO가 대행한 이 작품은 다섯 명의 음악가들을 인쇄물로 제작하여 큰 관심을 모았다.

    언뜻 평범해보이는 인물 포스터들이 칸 국제광고제 인쇄 부문 그랑프리까지 차지하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왼쪽 그림은 그 중 한 작품인 ‘BONO'의 원본을 멀리서 본 모습이다. 아는 사람들은 곧 ’아! U2의 리드싱어 보노구나!‘ 할 것이다. 언뜻 보기에는 조악한 인쇄물 같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른쪽은 위 포스터 우측 하단 일부를 확대한 모습. 한 구석에 마치 포토샵의 RGB 값을 나타내듯 청·적·황·흑의 비율이 표시되었다. 망점으로 보이던 점들 역시 그냥 점이 아니라 각 인물들의 얼굴 모습임을 확인할 수 있다.

  • 결국 이 그림은 지금의 보노를 ‘만든’ 것이 바로 밥 딜런, 데이빗 보위,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루 리드라고 말하는 것이다. 네 사람 모두 싱어송라이터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마더 테레사는 뜬금없이 왜 들어가 있을까?

    보노는 음악적으로도 유명하지만 각종 자선이나 기부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인 ‘착한’ 남자로도 유명하다. 특히나 빈민구제 활동에 어찌나 열심이었는지 타임지가 선정하는 ‘굿 사마리탄(Good Saamaritan; 성경에 언급되는 선한 사마리아인을 의미)' 상을 받기까지 했다.

    언뜻 생뚱맞게 보이던 검정색의 ‘마더 테레사’가 사실은 무릎을 치게 만드는 부분이었던 것.

    그렇다면 나머지 작품도 한 번 보자. 과연 이들에게 영향을 준 세 음악가들과 조금 생뚱맞지만 ‘닮은’ 나머지 '검정색' 인물은 각각 누구일까? 나머지 작품들에는 어떤 '비틀기'가 있었기에 이 시리즈가 그랑프리까지 받게 된 것일까? 

  • 10월 7일부터 일주일 동안 서울 이화여대 ECC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이 작품들이 전시된다. 세계 유명 광고 작품들을 생생하게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