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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수소가 차세대 청정에너지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관련산업에 응용할 수 있는 ‘생물 현상’을 규명한 국내학자들의 연구가 네이처 지에 실리고 ‘주목할 만한 연구성과’로 선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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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1ⓒ
국토해양부(장관 정종환)는 수중 1,650m 태평양 심해열수구의 고온(섭씨 70~90도)에서 서식하는 고세균(古細菌;써모코커스 온누리누스, Thermococcus onnurineus NA1)이 수소를 생산하는 대사작용을 규명한 연구가 세계 최고의 과학기술전문지인 ‘네이처(Nature)’에 9월 16일자로 게재된다고 밝혔다.
고세균은 63-90℃의 고온에서 성장이 가능한 원시 미생물의 일종으로 심해 1650m 깊이 열수구 근처에서 채취되었다.
고세균은 세균과는 달리 높은 온도나 높은 염도의 환경에서 잘 생식하며 메테인을 생합성하는 등, 오랜 옛날의 지구 환경과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는 종이 있기 때문에 시원세균(始原細菌)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이 단일 미생물이 개미산(formate)을 먹이로 이용하여 수소를 생성하는 동시에 생체에너지(ATP)를 만들어 증식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것이다.
개미산은 가장 단순한 카복실산으로 처음 불개미(Formica)로부터 증류하여 얻어 그 이름이 유래하게 되었다.
이번 연구는 고온 고압에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 이러한 생명현상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것을 뒤집는 것으로, 향후 극한 환경에 생존하는 생물의 특이현상을 규명하고 산업적으로 활용하는 연구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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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해열수구ⓒ
이 연구에는 국토해양부 해양생명공학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통하여 한국해양연구원(원장 강정극) 강성균, 이현숙, 김윤재, 이정현(연구단장), 김은숙 박사, 배승섭 연구원 등 10여명의 해양바이오 연구센터 연구팀의 9년여에 걸친 노력의 결실로써, 이연구로 우리나라의 해양과학기술의 국제적 위상을 크게 높이게 되었다.
특히, 우리나라의 종합연구선인 온누리호를 이용하여 남태평양 파푸아뉴기니 해역 심해 열수구탐사를 통해 NA1을 채집하고, 국토해양부 ‘해양·극한생물분자유전체연구단이 배양 및 유전체 분석을 맡는 등 원천생물자원 확보에서부터 핵심연구 결과까지 모두 국내 자체기술에 의한 것이어서 그 의의가 더욱 크다.
열수구는 심해저의 화산활동 결과 튀어 올라온 바닥의 갈라진 틈으로부터 내부의 마그마에 의해 뜨거워진 바닷물이 분출되는 곳을 의미하며 2002년 '대양연구사업'을 통해 열수구 시료 채집에 성공하였다.
또한, 고세균 NA1은 다른 미생물의 2배 이상인 8개의 수소화 효소군을 갖고 있어 수소생산 효율이 매우 높으며, 개미산 외에도 일산화탄소를 먹이로 하기 때문에, NA1을 이용하여 수소를 생산할 경우 일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기업의 획기적인 일산화탄소 저감방안이 되어 환경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이다.
해양연구원 관계자는 “고온에서 자라는 미생물은 물이 끓는점에서도 변하지 않는 효소를 생산하며 생물학적으로도 특이한 특징들을 보여주는데 고온에서 분리된 NA1의 경우도 이러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며 “일산화탄소 성분을 먹이원으로 사용하는 이 고세균을 활용 일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기업이 이를 줄일 수 있는 기술개발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양연구원 관계자는 또 “열역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었던 극한환경에서도 NA1에서는 충분히 에너지 발생이 가능하다는 점과, 에너지원이 될 수 있는 모든 성분을 제외하고 개미산만을 기질로 첨가하였을 때도 NA1으로부터 생체에너지가 발생된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이 연구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이같은 반응은 NA1 뿐 아니라 해저 열수구의 몇명 고세균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남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개미산이 산화되면서 중탄산염과 수소가 생산되는 반응을 통해 미생물이 성장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져 왔고, 실제로 이 현상을 보여줄 수 있는 단일 생명체가 그동안 한 번도 보고된 적이 없었다.
이 논문에서는 이러한 생명현상이 단일 생명체인 극한미생물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처음으로 보고했고, 이론적으로도 이 반응이 가능하다는 것을 열역학적 분석으로 증명한 것이다. 연구팀은 후속연구를 통해 NA1의 수소생산 메커니즘을 고효율 바이오수소 생산용 균주를 개발하는 데로 확장시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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