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댐 유입부 유출부 오염도 비교해봤더니팔당댐, 충주댐 물 유입지점보다 방류부가 더 깨끗물환경연구소 15년간 수질 통계서 확인
  • 최근 독일인 헨리히 프라이제 박사가 한국을 방문해 4대강을 둘러본 뒤 발언했다는 내용이 일부 매체에 보도됐다.

    “독일도 1977년까지 라인·도나우·엘베·이자르강 등 곳곳에 댐을 건설했으나, 지하수위에 변동이 생겨, 한쪽에선 식물 뿌리가 물을 흡수하지 못할 만큼 수위가 떨어지고 ....... 강물 수질은 적어도 한 등급 이상 악화됐다”

    요지는 이런 내용이었다.

    보도엔 독일에서 어떤 원인 때문에 한 등급 낮아졌다는 설명은 없었다.

  • ▲ 2010년 7월 팔당호 BOD. 푸른원이 하류 노란 원이 상류. 양평에 2.9이던 수치가 댐 근처엔 1.5로 낮아진다. ⓒ
    ▲ 2010년 7월 팔당호 BOD. 푸른원이 하류 노란 원이 상류. 양평에 2.9이던 수치가 댐 근처엔 1.5로 낮아진다. ⓒ

    한국에서도 4대강 반대론자들의 단골 메뉴는 “고인물은 썩는다” “보를 막으면 수질 나빠진다”론이다.

     

    ‘보의 물은 썩는다?’ 반대론자 전제부터 틀리기도

    지난 6월 한 종교단체 4대강 토론회장에서 “고인물은 썩는다는 속담도 있다”는 한 반대측 패널로 참가한 교수의 발언에 대해, 찬성측 방청객이 “속담 말고 과학적으로 증명해달라”고 질문 겸 반박을 했다.

    그 패널은 “얘기 듣고도 모르냐, 속담도 못 믿는거냐”며 얼버무리고 넘어갔다. 이 교수가 토론 중 한 말은 속담 외에 “보를 만들면 똑같은 오염도의 물이 두 배로 늘어 역시 물은 계속 같은 오염도를 유지할 것이고, 이는 두 배 큰 욕조를 설치하고 물

  • ▲ 2010년 7월 팔당호 총인. 푸른원이 하류 노란 원이 상류. 상류지역에 0.045이던 수치는 댐 바로앞에서 0.037로 낮아진다.ⓒ
    ▲ 2010년 7월 팔당호 총인. 푸른원이 하류 노란 원이 상류. 상류지역에 0.045이던 수치는 댐 바로앞에서 0.037로 낮아진다.ⓒ

    을 받아도 똑같이 역시 같은 오염도를 가진 물만 두 배 될 것”이라는 말도 했다.

    물론 이 말은 전제부터 틀렸다. 새로 늘어나는 물이 모두 같은 오염도를 갖고 있다는 전제이다. 우기에 집중적으로 내린 빗물을 다 흘려버리지 말고 일부 가뒀다 쓰자는 것이 보인데, 빗물에 오염물질이 포함되지 않고서야 어찌 새로 늘어나는 물이 똑같은 오염도를 갖고 있는지 설명이 부족하다.

    물론 비닐하우스나, 축사 등 기존의 하천 상황 그대로 두고 물을 보에 가둬 채우는 것이라면 같은 오염도의 물이 늘어날 수도 있는 가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역시 마스터플랜만 제대로 봐도 성립되지 않는 가정이다. 왜냐하면 물그릇만 키우는 게 아니라 동시에 오염물질 유입을 줄이기 때문이다.

    하천 농경지는 없애고, 신규하천 오염유입 기준도 10배 강화하고, 하수처리장도 추가설치하고, 본

  • ▲ 2010년 7월 임하호 BOD. 푸른원이 하류 노란 원이 상류.상류에 1.8, 댐 앞엔 1.7이다.ⓒ
    ▲ 2010년 7월 임하호 BOD. 푸른원이 하류 노란 원이 상류.상류에 1.8, 댐 앞엔 1.7이다.ⓒ

    사업비 중 수질개선에만 5000억 원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고여서 썩는다고? ‘체류시간론’ 동네북

    반대론자들에게 있어서는 ‘체류시간론’은 동네북이다. 환경운동한다는 사람들과 이들의 주장을 근거로 인터넷 댓글을 쏟아내는 네티즌들도 “보를 쌓으면 체류시간이 길어져, 조류가 증식한다”는 주장을 상식처럼 늘어놓고 있다.

    부산카톨릭대 김 모교수도 “낙동강에 보를 쌓으면 체류시간이 증가하여 조류가 번성하고, 내부생산으로 수질이 악화되어 11개의 죽음의 호수만 남게 된다”는 취지의 발언한 적이 있다.

    이렇듯 원수 유입 수질을 개선한다는 마스터플랜을 보고도 틀린 전제하에 논리를 펴고, 길어진 체

  • ▲ 2010년 7월 소양호 BOD. 푸른원이 하류 노란 원이 상류. 상류에 1.2가 하류에선 1.1이다.ⓒ
    ▲ 2010년 7월 소양호 BOD. 푸른원이 하류 노란 원이 상류. 상류에 1.2가 하류에선 1.1이다.ⓒ

    류시간 만으로 물오염이 심해진다고 우기는 반대론자들이 있다면 지난 15년간 댐 수질 검사 자료를 보고 답을 해야 할 것이다.

    지난 15년간 수질 자료를 보면 실제로 댐에 갇힌 물의 경우 실제론 정반대로 수질이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4대간 반대론자 주장이 실제론 완전히 정반대로 나타난 것이다.

    팔당댐의 유입부인 남한강-북한강, 경안천과 방류부(유출부)인 팔당댐 바로 앞 지점을 지난 95년부터 2009년까지 15년간 비교한 ‘평균 수질’ 자료를 보자.

     

    "고인물은 썩는다"? 실제로는 거의 정반대

    BOD는 유입부에서 1.59, 유출부에서 1.36로 유출부(방류부)가 더 양호하다. COD는 유입부에서 3.32 유출부에서 3.29로 거의 비슷하다. 총질소

  • ▲ 2010년 7월 나주댐 BOD. 푸른원이 하류 노란 원이 상류. 상류가 4.7이지만 하류인 댐 앞은 4.4다.ⓒ
    ▲ 2010년 7월 나주댐 BOD. 푸른원이 하류 노란 원이 상류. 상류가 4.7이지만 하류인 댐 앞은 4.4다.ⓒ

    는 유입부 2.4 유출부 2.15로 역시 유출부가 양호하다. 총인도 유입부 0.056, 유출부 0.043로 하류가 더 양호하다. 엽록소(5년간 자료)도 유입부 17.7 유출부 17.0이다.

    충주댐의 경우. 유입부인 덕천지점와 유출부인 댐 바로 앞 지점의 수질을 측정했다.

    BOD가 유입부 0.94, 유출부 0.91이다. 총질소는 유입부 3.088이 유출부에선 2.336으로 급격히 낮아진다. 엽록소는 유입부 4.6에 유출부 2.2로 절반이하로 확 줄어들었다.

    이같은 결과는 기존 반대론자들이 진리처럼 고인물, 체류시간을 근거로 물이 썩는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틀렸다는 반증이 된다. 그동안 반대론자들은 꾸준히 ‘체류시간’ ‘고인물론’을 들먹이며 “4대강에 보를 막으면 거대한 썩은 호수가 될 것”이라는 주장을 해왔다.

    탁상공론으로 말싸움을 할 필요도 없이 기존의 댐의 유입부와 유출부의 오염도를 비교해보면 간단하다. 만일 고여있는 물은 썩는다면 유입부에서 댐(호수)로 들어가는 물의 오염도보다 하부의 오염도는 더 높아야 할 것이다. 오래 머물러 있으니 더 썩었을 테니까.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이 증명된 것이다.

     

    체류시간보다 영양물질 유입과 햇빛 투과율이 열쇠

    체류시간이 길면 조류증식도 하고 오염도 심해진다더니 어찌 오래 체류하다 막 댐 유출부로 빠져나가기 직전인 물이 어찌 더 수질이 좋단 말인가? 물론 안동댐의 경우 유입부보다 유출부의 BOD가 약간 높기도 하다. 댐의 길이와 댐 주변의 오염물질 유입 장소 등 여러 요소가 관계되기 때문에 단순이 체류함으로써 수질이 더 좋아진다는 논리는 물론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수량이 풍부해지면 수질이 더 좋아지고, 체류한다고 하여 물이 더 썩는 건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한 것이다. (물론 유입부와 유출부 사이 중간에 새로 유입되는 오염원이 없다는 전제)

    또 지금 전국엔 크고작은 댐과 저수지가 있다. 물론 고여 있으니 저수지는 이미 다 썩어야 할 것이지만 그런 저수지는 없다.

    어떻게 이런 결과가 가능할까.

    전문가들은 첫째 하천이나 호수 물의 자정기능으로 설명한다. 오염물질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량이 많아지면 오염농도도 낮아지고, 자정기능도 용이해진다는 것이다. 또 조류발생 메커니즘을 알면 당연한 결과라는 것이다.

    부산대학교 신현석 교수는 “조류의 경우 영양물질, 온도, 빛 등 여러 원인이 있는데 수량이 많아지면 상대적으로 영양물질의 양도 줄고, 수심이 깊어져 조류생장에 필수요소인 빛의 투과가 어려워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수심이 깊어지면 수온도 낮아지는 효과도 조류생장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취재중 만난 전문가들은 보통 “보가 완성되고 물이 고이는 2년 뒤면 바로 확인할 수 있다”고 예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