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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사회(이사장 손병두)가 19일 30년째 월 2천500원으로 동결된 수신료를 1천원 오른 3천500원으로 인상하고 광고비중은 현행 수준(현재 40% 이하)으로 유지하는 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KBS 이사회는 이날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그간 야당 측 이사들이 주장해온 '수신료 3천500원으로 인상+광고비중 현행유지안'을 여당 측 이사들이 결국 수용하면서 수신료 인상안을 합의처리하는 데 성공했다.
여당 측 7명, 야당 측 4명 등 11명 이사 전원은 수신료 인상안이 상정된지 5개월 만인 이날 표결없이 합의로 수신료 인상안을 통과시켰다.
앞서 KBS 이사회는 지난 6월23일 '수신료 6천500원으로 인상+광고 전면폐지안'과 '수신료 4천600원으로 인상+광고비율 20% 축소안' 등 두 가지 안을 여당 측 이사들만의 합의로 이사회에 상정했다.
그러나 야당 측 이사들이 이에 반발하고 '수신료 3천500원으로 인상+광고 현행 유지안'을 주장하면서 이사회의 수신료 인상안 논의는 5개월 간 진전을 보지 못했다.
KBS 이사회는 이날 야당 측 안을 전격 수용한 것에 대해 "무엇보다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광고를 현행유지하면서 인상폭을 대폭 낮춰 이같이 의결했다"고 밝혔다.
KBS 이사회의 대변인이자 야당 측 이사인 고영신 이사는 "5개월여의 진통 끝에 여당 측이 소수 측인 야당 측 이사들의 의견을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했다"며 "이번 수신료 인상안은 KBS 이사회가 합의정신을 발휘하고 국민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결정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고 이사는 "여당 측 입장에서는 인상폭이 미흡하다고 생각하지만 지난 30년간 못 올린 수신료를 인상하기 위한 물꼬를 트고, 공영방송의 공적 책무를 수행하기 위해 3천500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여당 측 간사인 황근 이사는 "무엇보다 이사회가 합의를 통해 수신료 인상안을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야당 측 안을 받아들였다"며 "앞으로 수신료 인상 절차를 개선해서 지금처럼 올리기 힘든 구조를 바꿔야한다는 데 정치권에서도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 향후에는 인상 논의 과정이 지금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희망한다"고 밝혔다.
KBS는 이날 이사회가 만장일치로 수신료 인상안을 처리한 것에 대해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KBS 한상덕 홍보국장은 "인상액수는 미미하지만 30년 만에 올리는 것 자체가 큰 의미"라며 "그간 진통이 심했지만 국회 일정 등을 고려해 이사회가 막판에 합의정신을 발휘해줬다"고 말했다.
KBS는 오는 22일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열고 이사회의 수신료 인상안 의결에 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그러나 KBS 수신료 인상안 논의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KBS 수신료는 방송통신위원회를 거쳐 국회의 승인을 얻어 확정되기 때문에 앞으로 두 개의 큰 산을 더 넘어야 한다.
이에 대해 한 국장은 "이사회가 만장일치로 의결한 만큼 방통위와 국회의 심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겠냐"고 말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