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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가 13일 '통큰치킨' 판매를 중단하기로 한 배경에는 청와대 정진석 정무수석이 트위터에 올린 글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치킨 프랜차이즈 자영업자들의 롯데마트에 대한 거센 반발과 공정위의 조사도 예고돼 왔지만, 무엇보다 롯데마트가 1주일만에 전격적으로 판매 중단을 결정한 데에는 사실상 청와대에 대한 부담이 컸다는 분석이다.
앞서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9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롯데마트의 통큰 치킨이 "손해를 감수하며 판매한다"고 지적하고 "혹시 '통 큰 치킨'은 구매자를 마트로 끌어들여 다른 물품을 사게 하려는 '통 큰 전략' 아닐까요?"라고 '미끼 상품'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미끼상품은 단기간에 원가 이하로 판매해 고객을 유인하는 상품으로 롯데마트의 통큰치킨은 주문은 100% 오프라인 현장으로만 받고, 인터넷이나 전화 주문은 받지 않았다. 이렇듯 하루 판매량을 제한했기 때문에 롯데마트의 ‘저가치킨’이 끼워팔기 전략을 위한 '미끼상품'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던 것.
이런 상황에서 정 수석의 트위터 글은 롯데마트 경영진에 상당한 압박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노병용 대표는 지난 11일 청와대 정진석 수석에게 "물가안정에 기여하고자 했을 뿐, 동반성장에 역행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 시간을 주면 잘 해결하겠다"라는 문자 메세지를 보내고 이와 함께 밤샘 대책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결국 13일 동반성장추진위원회 회의에서 전격적인 판매 중단을 선언했다.
결국 롯데마트는 동반성장 기조에 역행한다는 청와대의 입김으로 인해 판매 1주일도 되지 않아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청와대의 압력이 롯데마트 판매중단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다는 설에 대해서도 모양새가 썩 좋지는 않다는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다. 또 대형마트가 사전 기획을 통해 가격을 낮춰 소비자 물가 안정에 기여하려고 한 측면 등은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자유선진당 임영호 정책위의장은 13일 성명을 통해 롯데마트의 ‘통큰치킨’ 판매중단과 관련, “살아있는 권력에 순응한 대기업의 속성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많은 여론의 뭇매에도 통큰치킨의 판매를 강행했던 롯데마트가 청와대 정무수석이 트위터에 개인적으로 올린 글 하나로 인해 판매중단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 역시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롯데마트가 사회적 논란이 된 5천원짜리 치킨 판매를 중단하기로 하면서 인터넷을 중심으로 가지각색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전반적으로 제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가 구매할 선택권을 빼앗겼다는 불만이 많았다.
다음 아고라 이슈 게시판에 한 네티즌은 "가격을 얼마를 받든 소비자들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 역시 "적정한 가격에 제대로 공급한다면 굳이 5천원이라도 마트까지 가서 치킨사서 집에 들고와서 번거롭게 먹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도 한 네티즌이 13일 "원가 6200짜리 치킨을 16000~18000원에 파는건 아무말 안하고 5000원에 파는건 압력을 가해 판매중단 시키는지?"라는 글을 올려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