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스쿨링 경험자, 컴퓨터·로봇 마니아, 개미 박사….'
지난 15일까지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 2011학년도 전국 과학고 입시에서 독특한 경력과 출신 배경을 지닌 학생들이 다수 합격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올해 2011학년도 과학고 입시부터 입학사정관제인 `자기주도 학습전형'과 과학분야의 창의성·잠재력을 보는 `과학창의성 전형'을 도입한 결과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이색 합격자들이 많았다고 16일 소개했다.
전국의 19개 과학고는 8~9월 원서접수를 시작으로 최근까지 자기주도 학습전형으로 전체 선발인원의 33%인 521명, 과학창의성 전형으로 67%인 1천58명을 각각 뽑았다.
학교별 이색사례를 보면 한성과학고에 합격한 이예찬 군은 정규학교 대신 홈스쿨링을 선택해 스스로 학습계획표를 짜 공부하는 등 `자기주도 학습이란 이런 것'이라는 하나의 전형을 보여줬다. 이 군은 한성과학고에 검정고시로 입학한 첫 합격자로, 학교 측은 면접을 통해 학생의 숨겨진 역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동대구과학고에 합격한 김아영 양은 수학, 과학 교과 성적이 가파르게 치솟아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을 인정받은 사례에 해당한다. 1학년 1학기 때 내신 50% 수준이던 수학 교과 성적이 3학년 1학기에는 1%대로 급상승했고, 과학 역시 14%에서 0.1%로 올라섰다.
충북과학고의 방현웅 군은 컴퓨터와 로봇 분야에 남다른 흥미를 갖고 비주얼 베이직, 오브젝티브(Objective)-C 등을 이용한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만들어 판매한 경험도 있다. 방대한 독서량과 자기주도 학습능력도 높이 평가받았다.
인천과학고 이성계 군은 수학에 관심이 많아 여러 탐구활동을 하면서 한국수학교육학회, 국제청소년학술대회 등에 논문을 발표하는 등 전문 분야까지 활동 영역을 넓혔다.
세종과학고에 합격한 임종범 군은 별명이 `개미'일 정도로 개미를 좋아하는 학생이다. 유치원 때부터 곤충에 관심이 많아 내셔널지오그래픽 등과 같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과 책을 즐겨 봤으며 특히 개미에 관한 한 상당한 양의 연구와 채집 활동을 해왔다.
이 밖에 자기주도 학습전형을 통해 숨겨진 인재를 찾아본 결과 경기 양평·가평군, 경북 예천군 등 그동안 과학고 입학생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지역에서도 합격자가 나왔다고 교과부는 전했다.
교과부는 지난 3월 예고한대로 내년 2012학년도 입시에서는 자기주도 학습전형 선발인원을 전체 모집정원의 50%로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