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시에 美 모기지 금리 3년 만에 '최저'韓 주담대 6%대 '역주행' … 5년 전 2%대 차주들 '이자 폭탄'당국 가계부채 관리 기조 속 "한국형 MBS 매입은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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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해 290조 원 규모의 주택저당증권(MBS) 긴급 매입이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미국의 대출 금리가 즉각 급락하며 시장이 환호하는 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6%대를 돌파하며 '역주행' 중인 한국에선 이자 부담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 트럼프의 '290조 투하'에 미 대출 금리 6%선 붕괴

    11일 외신과 금융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트루스 소셜)를 통해 "대리인들에게 2000억 달러(약 290조 원) 규모의 MBS 매입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주택 담보 대출 금리를 인위적으로 낮춰 국민들의 월 상환액 부담을 줄이고 내 집 마련 비용을 낮추겠다는 포퓰리즘적 성격이 강한 대책이다.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미국의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모기지) 평균 금리는 하루 만에 0.15%포인트 급락하며 연 6.06%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5.99%까지 떨어지며 2023년 2월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등 미국의 양대 주택금융공사가 매입 주체로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 韓 주담대 금리는 6%대 돌파 … '영끌족' 비명

    미국이 정책적으로 금리 끌어내리기에 나선 것과 달리, 한국의 대출 금리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7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 상단은 연 6.24%로 집계됐다. 특히 고정금리가 변동금리(연 5.87%)보다 최대 0.37%포인트 높은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5년 전 연 2%대 저금리로 대출을 받았던 이른바 '영끌족'들이다.

    당시 연 2.51~2.57% 수준의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았던 차주들은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금리 재산정 주기를 맞는데, 현재 금리 수준을 적용받을 경우 이자 부담이 2배 이상 폭등하게 된다. 실제로 3억 원을 40년 만기로 빌린 차주가 6%대 금리를 적용받으면 매달 상환액은 약 170만 원에 달해, 5.8%대 변동금리보다도 매달 8만 원가량을 더 내야 하는 처지다.

    ◇ "한국도 따라할까?" … 당국 기조는 오히려 '긴축'

    국내 대출자들 사이에서는 한국 정부도 미국처럼 MBS 매입 등을 통해 대출 금리를 직접 낮춰달라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가계부채 관리 기조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GDP 성장률 이내로 관리하기 위해 은행권에 2%대 증가율 유지를 요구하고 있다. 금리를 인위적으로 낮출 경우 가계대출이 다시 폭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또한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인해 기준금리 인하 여력이 제약된 상황에서, 은행채 금리 등 시장 금리가 높게 형성되어 있어 고정금리를 하락세로 돌리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미국은 대통령이 직접 시장 개입에 나섰지만, 한국은 가계부채 총량 규제와 환율 방어라는 복합적인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당분간 대출자들이 체감하는 고금리 문턱은 쉽게 낮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