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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상품이 글로벌시장에서 인정받고 있지만 유독 일본 소비자들에게는 여전히 질 낮은 싸구려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소비자들의 과도한 자국제품 충성도와 각종 비관세 장벽은 한국 상품의 수출을 막아 올해 대일 무역적자는 350억 달러로 사상 최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식경제부와 주일 한국대사관이 21일 도쿄에서 개최한 '한일 경제협력의 현재와 미래 연구결과 발표회'에서 요코하마(橫浜) 시립대의 국중호 교수는 "최근 한일간 교역 규모의 절대액은 증가하고 있으나 한국의 총 교역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991년 29.4%에서 2009년 13.6%로 크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으로부터 한국 기업들의 부품 소재 수입은 증가하고 있으나 소비재 수출이 확대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덴쓰리서치가 일본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한국상품에 대한 이미지를 조사한 결과 일본 소비자들은 75.8%가 자국 상품의 품질이 '좋다'고 응답한 반면 한국제품에 대해서는 7.1%만 '좋다'고 답했다.
또 자국 제품에 대해서는 68.9%가 '신뢰성이 있다'고 응답했지만 한국 제품에 대해서는 4.7%만 신뢰성을 인정했다. 기술력은 71.5%가 자국산을 높이 평가한 반면 한국 상품에 대한 평가는 17.3%에 그쳤다.
'가격에 비해 가치가 있다'는 응답은 자국 제품에 대해 54.4%였으나 한국제품에 대해서는 17.8%에 그쳤고 '가격이 싸다'는 반응은 한국 제품에 대해서는 48.7%, 자국제품에 대해서는 1.3%였다.
국 교수는 "일본 소비자들에게 한국 제품의 이미지는 구체적으로 형성되어 있지 않고 추상적인 수준에서 의식 속에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는 일본 소비자시장의 폐쇄성이나 내부중시 경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향후 비관세장벽 타파를 통한 한국 제품의 인지도 제고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일본시장 진출의 애로요인으로 까다로운 업계 규정, 복잡한 서류, 비명문화와 비공개 등의 관례 중시, 고비용, 검사.프로세스.의사결정의 장시간 소요, 실제적 국제 공개입찰의 차단 등을 지목했다.
국 교수는 "한국의 대일 수출업종 가운데는 시장 점유율과 성장성이 높은 스타 제품이 없는 실정"이라면서 "평균 성장률과 대일 수출점유율이 높은 광학기기, 기계류, 광물성 연료, 플라스틱 제품 등의 육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권철현 주일대사는 "최근 한일관계는 어느 때보다 좋은 상황이지만 올해 대일 무역적자는 3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경제적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권 대사는 "리먼브러더스 쇼크 이후 세계 경제의 재편이 이뤄지고 있는 지금이 한일 양국간 무역의 확대 균형을 달성하기 위한 새로운 경제협력의 틀을 만들 가장 적절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