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도산 안창호 ‘강산 개조론’ 언급에 도 넘은 반박4대강 반대자들, 안창호선생 원문 언급 않고 무조건 대통령 비난김성순 의원 “꼼꼼하게 보니 이런 말씀” 오히려 ‘내맘대로’ 해석일부 네티즌, 대통령 실명 들먹이며 저질 댓글 폭탄
  • “산과 물을 그대로 자연에 맡겨 두면 산에는 나무가 없어지고, 강에는 물이 마릅니다. 그러다가 하루아침에 큰비가 오면 산에는 사태가 나고 강에는 홍수가 넘쳐서.....”

     

    이명박 대통령이나 4대강 찬성 학자 쯤 되는 이가 한 듯한 이 말은 실제로 도산 안창호<사진>선생의 말이다. 1919년 중국 상해에서 했다는 연설의 한 대목이다.

  • 이명박 대통령이 도산 선생의 이 말을 염두에 두고 “4대강 사업이 되면 도산 선생의 꿈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했다는 발언을 두고 수 일째 인터넷과 트위터가 시끄럽다. 대통령의 발언이후 야당 등 반대측 인사들은 기다렸다는 듯 비판과 비난을 쏟아냈고, 4대강사업을 반대해오던 일부 매체도 호재를 만난 듯 이들의 주장을 속속들이 옮겼다. 특히 네티즌들의 댓글은 표현의 자유라고 하기엔 금도를 넘은 글들이 많았다. 3일째가 됐는데도 트위터엔 비꼬는듯한 말들이 떠다니기도 했다.

    이미 알려진 대로 이 대통령은 27일 국토해양부 업무보고에서 “4대강 사업이 (완공)되면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강산 개조의 꿈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때는 많은 반대와 이해부족이 있기도 했고 의도적으로, 정치적으로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었다”며 “하지만 완성되고 나면 모든 사람이 다 함께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 이라고 기대하기도 했다.
    또 “폐수가 나오는 강을 보고 자란 사람들과 맑은 물이 흐르는 강을 보고 자란 사람들은 심성적으로도 많이 다를 것”이라며 “4대강은 정서적으로 굉장히 중대한 변화를 가져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민주당 김성순 의원, 오히려 도산 연설 자의적 해석
    이날 대통령이 발언한 내용만으로는 보면 도산선생의 발언 내용을 거의 정확히 반영하고 있었다. 사실 이 발언을 두고 4대강 반대편에서만 섰던 사람들로선 인공적인 요소가 들어갔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반박할 수는 있다.
    그러나 여러 매체에 실린 반대측 인사의 발언내용만 보면 마치 ‘대통령이 도산선생의 발언을 왜곡했나?’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국회 환경 노동위 김성순(민주당) 위원장은 28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서에서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강산개조론’은 강산을 황폐화시키지 말고 가꾸고 보존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환경을 파괴하고 자연생태계를 훼손할 우려가 높은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과는 전혀 다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강산개조론에 대해 꼼꼼하게 읽어봤는데, '강산을 보다 가치 있게 하려면 황폐화시키지 말고, 금수와 곤충이 번식할 수 있도록 제대로 가꾸고 보존해야 한다'는 말씀이셨다"라고 자의적 해석을 달았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강산개조론’을 왜곡하여 4대강 사업을 정당화하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춘석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선생의 고귀한 뜻을 왜곡하는 아전인수"라며 "4대강 사업은 도산 선생이 아닌 이명박 대통령 식의 강산개조일 뿐"이라고 말했다.

    민노당 우위영 대변인 "중국 수 양제" 들먹이며 비아냥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이와 관련한 논평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을 변호하기 위한 억지 주장을 그만두기 바란다. 대통령이 굳이 역사에서 교훈을 찾고 싶다면 중국 대륙을 잇는 대운하 건설을 위해 백성의 고혈을 짜다가 비극적인 최후를 맞은 수양제에게서나 찾기 바란다."는 식으로 비아냥댔다.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이후 나온 정치권의 반응은 대체로 ‘도산선생의 연설 내용 원문’은 빼고 대통령발언의 비난에만 집중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의 경우 이 대통령 발언을 비판하며 다음과 같이 안창호 선생의 발언을 일부 인용하기는 했다.

    그는 "1919년 연설에서 ‘강과 산을 개조하고 아니하는 데 얼마나 큰 관계가 있는지 아시오?… 저 산과 물이 개조되면 자연히 금수, 곤충, 어오(魚鰲)가 번식하게 됩니다. … 그 민족은 자연을 즐거워하며 만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점점 높아집니다. … 강산이 황폐함을 따라서 그 민족도 약하여집니다’라고 말했다"고 도산선생의 발언을 일부 인용했으나 원문의 전후 발언 내용은 제대로 밝히지 않았다.

     

    실제 도산 선생의 상해 발언 내용은 이렇다.

    ......
    이제 우리나라에 저 문명스럽지 못한 강과 산을 개조하여 산에는 나무가 가득히 서 있고, 강에는 물이 풍만하게 흘러간다면 그것이 우리 민족에게 얼마나 큰 행복이 되겠소. 그 목재로 집을 지으며 온갖 기구를 만들고 그 물을 이용하여 온갖 수리에 관한 일을 하므로 이를 좇아서 농업, 공업, 상업 등 모든 사업이 크게 발달됩니다......

    이 물자 방면 뿐 아니라 다시 과학방면과 정신 방면에도 큰 관계가 있고. 저 산과 물이 개조되면 자연히 금수, 곤충, 어오(魚鰲;물고기와 자라)가 번식됩니다.
    또 저 울창한 숲속과 잔잔한 물가에는 철인 도사와 시인 화객이 자연히 생깁니다. 그래서 그 민족은 자연을 즐거워하며 만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점점 높아집니다. 이와같이 미묘한 강산에서 예술이 발달되는 것은 사실이 증명하오.
    만일 산과 물을 개조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자연에 맡겨 두면 산에는 나무가 없어지고, 강에는 물이 마릅니다. 그러다가 하루아침에 큰비가 오면 산에는 사태가 나고 강에는 홍수가 넘쳐서 그 강산을 헐고 묻습니다. 그 강산이 황폐함을 따라서 그 민족도 약하여집니다.

    .....

     

  • ▲ 눈을 의심할 정도로 대통령을 향한 저질 욕설 표현이 난무하는 댓글들.
    ▲ 눈을 의심할 정도로 대통령을 향한 저질 욕설 표현이 난무하는 댓글들.

    도산 선생은 이 연설 후반부에 우리 민족이 처한 여러가지 문제와, 국민 개개인의 부족한 점을 아프게 지적하며 ‘자기 자신의 습관을 개조하는 것이 전체 국가를 개조하는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마무리했다.


    이렇듯 도산선생의 당시 연설의 전후 내용을 모두 읽어 보면 이명박 대통령이 인용한 설명한 뜻과 똑같다. 그렇지만 ‘강의 개조’ 부분에서 4대강 살리기 반대세력이나 야당의원들의 주장은 도리어  “꼼꼼하게 읽어봤는데, 제대로 가꾸고 보존해야 한다’는 말씀이셨다” 라고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대통령을 비난하거나(김성순 의원), 도산선생의 발언 중 일부만 소개해 대통령의 발언을 평가절하했다.(박선영 의원)

    네티즌들의 비난은 더 한심했다. 기사의 댓글들 중 상당수는 4대강 사업 반대나 대통령을 반대하는 측의 표현이라고 치더라도 금도를 넘은 저질 표현이 넘쳤다.
    한 보수 유력신문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자. 대통령의 4대강 사업을 지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자는 등 긍정적 의견도 많았지만

     “정신착란 상태로 보인다. 청와대에 주치의가 정말 있는거냐?(id:pow*****59)"나 "쪽**가 애국지사를 입에 담는다(id:iixx**)"는 등 수준이하의 발언도 있었다.


  • ▲ 눈을 의심할 정도로 대통령을 향한 저질 욕설 표현이 난무하는 댓글들.

    반대 매체의 댓글은 더 심각했다. “자아도취에 빠져 정신이 오락가락.....”(id:황태자의**)
    “OOO(대통령실명)+저질욕...” “싸이코패스...” 등 말로 옮기기조차 머뭇거려지는 저질 표현들이 난무해 우리 나라 네티즌의 수준이 이 정도인가 낯이 뜨거울 정도였다.

    이런 저질 댓글 사이에도 한 독자는 "문제는 선동을 일삼는 세력들의 노력으로 대통령의 말을 누구도 곧이 들으려 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무조건 안 듣고, 무조건 안 믿고, 무조건 반대하고..."(id:namcho**)라며 걱정하는 글을 올렸다.

     

    "대통령이 팩트를 이야기해도 비난하는 게 제정신인가"
    소설가 이모(55) 씨는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표현엔 지켜야할 금도가 있다. 네티즌의 이런 반응은 집단 광기에 가깝다."며 "안창호 선생의 연설내용은 팩트다. 아무리 대통령과 생각이 다르다고 대통령이 (도산선생이 발언한)팩트를 이야기한 것이 비난받아야  하나? 일부에서 틈만나면 정권이 대화를 안 한다고 주장하는데, ‘대화를 한다’는 것도 어느 정도 상식과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 한쪽이 비이성적이라면 대화 자체도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맞네 안맞네 따지는 게 선현 얼굴에 먹칠하는 격"

    부산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신현석 교수는 "역사적으로 홍수와 가뭄 대비가 위정자의 가장 중요한 의무였다. 관리를 잘 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농업생산 효율이 오르내리고 풍요로운 삶도 결정됐다."며 "도산선생의 강산개조론은 국리 민복의 차원에서 그만큼 하천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또 "물과 하천관리의 중요성 차원에서 도산선생 (강산개조론의)말씀은 환경, 토목, 공학 계통 수업시간에 이미 많이 인용하는 부분이다."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신교수는 "산림녹화가 필요할 때 박정희대통령이 산림녹화를 했듯이, 하천관리가 필요할 때 현 지도자가 하천 관리는 하는 것이다. 위정자가 선현의 뜻을 살려 산과 하천을 관리하는 의무를 수행하는 큰틀을 이야기하는데, 그 선현의 말이 ‘그뜻이니’ ‘아니니’ 따지고 드는  것은 편협한 정치논리"라며 안창호 선생의 얼굴에도 먹칠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연설은....

    도산선생의 1919년 상해 연설의 강산 개조론은 “여러분! 우리 사람이 일생에 힘써 할 일이 무엇일까요. 나는 우리 사람의 일생에 힘써 할일은 개조하는 일이라 하오.”라는 구절로 시작한다.
    전체 내용 중 중간부분에 나오는 산과 강에 관한 부분 전후 내용은 아래와 같다.

    “....................................
    문명이란 무엇인고? 문이란 것은 아름다운 것이오, 명이란 것은 밝은 것이니 즉 화려하고 광명한 것입니다. ....................................

    ....................................

    우리 한국을 문명한 한국으로 만들기 위하여 개조의 사업에 노력하여야하겠소. 무엇을 개조하잡니까? 우리 한국의 모든 것을 다 개조하여야 하겠소.

    우리의 교육과 종교도 개조하여야 하겠소. 우리의 농업도 상업도 토목도 개조하여야 하겠소. 우리의 풍속과 습관도 개조하여야 하겠소. 우리의 음식 , 의복, 거처도 개조하여야 하겠소. 우리 도시와 농촌도 개조하여야 하겠소. 심지어 우리 강과 산까지도 개조하여야 하겠소.

    여러분 가운데 혹 이상스럽게 생각하시리다. “강과 산은 개조하여 무엇하나” 하시리다마는 그렇지 않소. 이 강과 산을 개조하고 아니하는 데 얼마나 큰 관계가 있는지 아시오? 매우 중대한 관계가 있소.

    이제 우리나라에 저 문명스럽지 못한 강과 산을 개조하여 산에는 나무가 가득히 서 있고, 강에는 물이 풍만하게 흘러간다면 그것이 우리 민족에게 얼마나 큰 행복이 되겠소. 그 목재로 집을 지으며 온갖 기구를 만들고 그 물을 이용하여 온갖 수리에 관한 일을 하므로 이를 좇아서 농업, 공업, 상업 등 모든 사업이 크게 발달됩니다.

    이 물자 방면 뿐 아니라 다시 과학방면과 정신 방면에도 큰 관계가 있고. 저 산과 물이 개조되면 자연히 금수, 곤충, 어오(魚鰲;물고기와 자라)가 번식됩니다.


    또 저 울창한 숲속과 잔잔한 물가에는 철인 도사와 시인 화객이 자연히 생깁니다. 그래서 그 민족은 자연을 즐거워하며 만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점점 높아집니다. 이와같이 미묘한 강산에서 예술이 발달되는 것은 사실이 증명하오.
    만일 산과 물을 개조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자연에 맡겨 두면 산에는 나무가 없어지고, 강에는 물이 마릅니다. 그러다가 하루아침에 큰비가 오면 산에는 사태가 나고 강에는 홍수가 넘쳐서 그 강산을 헐고 묻습니다. 그 강산이 황폐함을 따라서 그 민족도 약하여집니다.


    그런즉 이 산과 물을 개조하고 아니함에 얼마나 큰 관계가 있습니까? 여러분이 다른 문명한 나라의 강산을 구경하면 우리 강산을 개조하실 마음이 불 일 듯 하시리라. 비단 이 강과 산 뿐이 아니라 무엇이든지 개조하고 아니하는데 다 이런 큰 관계가 있는 것이오. 그런 고로 모든 것을 다 개조하자 하였소.
    ....................................

    ....................................
    (이하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