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명 출입국 위해 그 많은 시설과 인원이 상주...정치적 포퓰리즘의 극치KTX 개통으로 승객 급전 직하...3곳 빼고 적자인천공항까지 고속철 연결되면 쇠퇴 가속 불 보듯양양공항 승객 하루 24명, 무안공항 이용률 2%
  • 한화갑공항(전남 무안국제공항-시설이용률 2%), 김중권공항(경북 울진공항-현재 비행훈련센터), 정동영공항(전북 김제공항-공사중단), 유학성공항(경북 예천공항-폐쇄)...

    하루 평균 24명의 이용객을 위해 그보다 많은 공항 관련 종사자들이 대기하는 강원도 양양 국제공항...

    정치인들의 포퓰리즘이 남긴 흔적들이다. 그 뒤치닥거리는 국민이 낸 세금으로 진행된다. 여기에 또 다른 이름이 오를 듯하다.

  • ▲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인 경남 밀양시 하남읍 일대 조감도.  ⓒ 연합뉴스
    ▲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인 경남 밀양시 하남읍 일대 조감도. ⓒ 연합뉴스

    동남권 신공항이 대통령의 백지화 결정에도 불구, 박근혜 전대표의 ‘계속 추진’ 발언으로 다시 술렁거리고 있다.
    동남권 신공항 논란 자체도 선거를 치르며 지역 민심과 정치의 결합으로 시작돼 결국 국론만 분열된채 시간만 흘러갔다.  결국 대통령 임기 후반 지역갈등 끝에 겨우 봉합되는 듯 했지만 다음 선거를 앞두고 지역 표심과 어울려 다시 뇌관으로 등장할 가능성도 남았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의 지방공항은 지금 어떤 상태인가가 다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인천공항을 빼고 14개로 시도마다 거의 하나꼴로 공항이 있다. 김포공항 제주공항 김해공항을 빼고는 모두 적자다.

    적자액도 문제지만 이용객수로 보면 더욱 한심하다. 가장 상황이 딱한 공항은 양양국제공항이다. 연면적 2만6130㎡(7904평)으로 2002년 4월 '영동권 관광 거점 공항'을 명분으로 3567억원을 들여 완공됐다. 그러나 승객 감소로 2006년 129억원 적자,  2008 101억원 적자로 3년째 100억원 이상 적자를 냈다. 2010년엔 68억원의 적자에 하루평균 이용객 24명에 불과하다. 주변 고속도로 확장 등 환경 변화를 전혀 예측 못하고 일단 짓고 보자는 마구잡이 공항의 결과다.
    2008년 기준으로 국제선은 하루 평균 4.6명이었지만 이 공항에서 일한 인원은 공항공사 직원 26명과 정부기관 8명, 청소 용역 등 협력업체 112명을 포함해 146명에 달했다. 직원 수가 승객보다 5배나 많았다.

    손님도, 취항 비행기도 없는 공항은 이곳만이 아니다. 경북 울진공항은 AFP가 선정한 '2007년 황당뉴스'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에 1억4000만달러를 들여 지었는데 항공사들이 취항을 원치 않는 지방공항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울진공항은 감사원이 '여객 수요가 과장됐으니 계획을 재검토하라'는 지적에 따라 2005년 공정률 85% 상태에서 공사가 중단되고 지금은 비행훈련센터로 개조됐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 김중권 비서실장 지원으로 추진돼 ‘김중권공항’으로 불리기도 했다.

    전북 김제공항은 1998년 정동영의원 등의 지원으로 추진하다 감사원이 수요예측을 과대포장했다며 재검토를 지시함에 따라 2004년 5월부터 공사 중단됐다.

    경북 예천공항은 1989년 고 유학성 전의원의 지원으로 개항했지만 2004년 폐쇄됐다. 
    당시 중앙고속도로 개통(2001년)으로 승객 수가 급감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아랑곳 않고 추진을 계속했다. 덕분에 여객 수송 처리 능력은 연간 30만명에서 100만명으로 늘어났지만, 승객은 1998년 21만7000명에서 2002년엔 3만1800명으로 급전직하했다. 결국 정부는 2004년 공항을 폐쇄했다.
    2007년 개항한 전남 무안공항은 연간 수용능력이 519만명으로, 지방공항 중 김해와 제주공항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들어간 공사비는 3017억원에 달한다. 지금은 하루 평균 274명이 이용해 시설이용률 2%에 불과하다. 김대중 정부 시절 한화갑 전대표의 지원으로 개항해 일명 ‘한화갑 공항’으로 불린다.

    한편 하루 478이 이용 20억원의 적자를 기록중인 군산공항은 국제선을 추진하며 현재 광주, 전남도와 갈등을 빚고 있고, 3695명인 광주공항은 KTX개통으로 승객이 대폭줄어 17억원의 적자를 기록중이다.
    여수공항은 1794명이 이용 74억원의 적자를, 사천공항은 440명이 이용 38억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
    포항공항은 KTX개통이후 승객이 대폭 줄어 하루 887명 이용, 67억원의 적자를 보고 있고, 울산공항도 KTX개통으로 승객이 대폭 감소해 69억원의 적자를, 대구공항은 3148명이 이용해 승객이 많은 편이지만 KTX개통으로 김포노선이 폐지되고, 적자는 15억원이다. 
    결국 정치논리와 지역발전 명분으로 늘어난 공항은 국가의 무거운 짐이 돼가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정부는 2012년까지 KTX를 타고 인천공항까지 직접 갈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할 계획을 내 놓은 상태다. 대구에서 2시간 조금 넘으면 바로 인천공항에 닿을 수 있는 체제가 되면 지방공항의 입지는 더욱더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허종 항공 한국항공정책연구소장은 이번 동남권 신공항 무산과 관련 “지금도 김해공항 이용률이 55% 대구공항은 10%에 머물고 있는 처지에 신공항을 한다고 하는 부담이 작용한 것 ”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지역발전논리에 국책사업이 휘둘리는 것과 관련 일부에서 “대규모 국책사업을 할 때 지자체에도 비용부담을 지우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