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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까지 전성기를 누렸지만 지금은 동북권의 낙후지역으로 손꼽히는 고려대앞 막걸리촌이 아파트와 대학이 어우러진 ‘캠퍼스타운’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고려대 정문 앞인 동대문구 제기동 136번지 일대 제기 제5구역 재개발 사업지에 아파트 단지와 기숙사, 서점 등 학생편의시설이 공존하는 캠퍼스타운을 조성한다고 21일 밝혔다.
제기 5구역에는 용적률 249%, 건폐율 23%가 적용된 9∼27층 높이의 아파트 10개 동(831가구)이 들어선다.
아파트는 세입자에게 제공되는 임대주택(39∼56㎡) 142가구와 분양 689가구(85㎡ 이하 642가구, 85㎡ 초과 47가구)로 구성된다.
분양가구 중 85㎡ 이하의 46가구는 30∼47㎡ 크기의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85㎡ 초과형 47가구는 부분임대아파트로 지어져 학생이나 1∼2인 가구가 입주할 수 있다.
구역내 부지 4629㎡는 고려대가 매입해 635명을 수용할 수 있는 6층 규모의 기숙사(286실)를 건립한다.
시는 기숙사와 도시형 생활주택, 부분임대아파트를 통해 총 900여 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위해 시는 고려대 정문 건너편에 근린광장 2552㎡를 조성하고 그 주변에는 상가와 서점 등 학생편의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제기 5구역에서 고려대 뒤쪽의 개운산, 정릉천으로 이어지는 녹지축도 만들기로 했다.
시는 이번 사업으로 무분별하게 아파트 위주로만 개발돼 하숙집이 없어지고 주민들의 재정착률이 낮아지는 문제점이 해소될뿐 아니라 지역 상권도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기 5구역은 지역 주민과 고려대 측이 재개발 방안을 놓고 6년여간 대립해온 곳으로, 이번 캠퍼스타운 조성이 `상생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주민들은 노후·불량 건축물이 밀집한 제기 5구역에 대해 주거환경 개선 위주로 재개발할 것을 주장했으나 고려대 측은 저가 하숙집 멸실과 학습 환경 저해 등의 사유를 들어 주민들의 재개발안을 반대했다.
서울시와 동대문구는 수 십 차례에 걸쳐 대학 측과 주민, 학생들 사이의 협의를 주선하고 중재를 한 끝에 캠퍼스타운 개발안을 마련하게 됐다.
임계호 서울시 주거정비기획관은 "앞으로 한성대와 서울시립대, 숙명여대, 고려대 등 대학가 주변 재개발 구역 6곳에도 캠퍼스타운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