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 기업 연 1억 이상 배당 부자 578명 지난해 237명 비해 2.3배 증가…100억 이상도 14명
  • 비상장 기업에서 배당으로만 연 1억 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고 있는 사람이 무려 578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0년 237명에 비해 5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재벌 및 주식분석 전문기업인 <재벌닷컴>은 9일 “2011년 현금배당(중간배당 포함)을 결의한 1,688개 12월 결산 비상장사를 조사한 결과 지난달 말 현재 1억 원 이상의 배당금을 받은 사람이 578명이었다”고 밝혔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이 중 2,000억 원을 넘은 1명을 포함해 100억 원 이상을 배당받은 사람도 2010년 6명에서 14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올해 상장사에서 100억 원 이상을 배당받은 대주주 13명보다 더 많다.

    <재벌닷컴>은 “올해 고액 비상장사 배당부자가 속출한 것은 지난해 실적 호전 속에서 신규로 배당을 실시하거나 배당액을 과거보다 늘린 비상장사가 급증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비상장사 배당 최고의 부자는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었다. 홍 회장은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 7.32%을 보유하고 있다. 그 덕에 올해 2,464억 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홍 회장이 받은 배당금은 2010년 826억원보다 198%가 증가한 것으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상장사와 비상장사에서 지급받은 배당금 1,346억 원보다 1,000억 원 이상 많다.

    산업용 유리제조업체인 삼성코닝정밀소재는 지난해 매출 5조4,994억원, 당기순익 3조2,900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배당총액은 순이익보다 많은 3조3,600억원이었다.

    박의근 보나에스 대표이사와 정몽석 현대종합금속 회장도 500억 원이 넘는 배당금을 받았다. 박의근 대표는 의약품 도매업체인 보나에스에서 590억 원의 배당금을 받아 재벌 총수들을 제쳤다. 지난해에는 배당하지 않았던 보나에스는 올해 당기순이익(229억 원)의 2.6배를 배당했다.

    현대가인 故정순영 前성우그룹 회장의 차남 정몽석 회장도 70%의 지분을 보유한 현대종합금속에서 560억 원을 배당받았다. 현대종합금속은 지난해 매출 4,457억 원, 당기순이익 385억 원을 기록했다. 대주주에게 배당한 돈은 당기순이익의 배가 넘는 800억 원이다.

    1970년대 재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율산그룹 창업자 신선호 센트럴시티 회장도 229억 원을 배당받았다. 비상장 배당부자 중에선 4위다. 센트럴시티는 신 회장이 38.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06년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부지에 호텔, 백화점 등을 건립하면서 흑자로 반전, 올해 고배당을 실시했다.

    이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현대엠코 등 비상장사에서 181억 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상장사 배당금까지 합칠 경우 정 부회장의 배당금 총액은 300억 원에 달한다.

    정창무 KCM그룹 회장은 166억 원을 배당금으로 받았다. 2010년에는 28억 원을 배당받았다. 박병구 모빌코리아윤활유 회장도 132억 원을 배당받았다.

    물류회사인 범한판토스의 대주주 조금숙 씨와 구본호 씨 모자(母子)는 127억 원과 115억 원의 배당금을 받아 비상장사 배당부자 상위권을 차지했다. 범 LG가 출신인 조 씨 모자는 현재 범한판토스의 지분 50.86%와 46.14%를 보유중이며, 이 회사는 736억 원의 당기순이익 중 250억 원을 대주주에게 배당했다.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은 (주)교원과 (주)교원구몬 등 2개 비상장 계열사에서 작년보다 20% 늘어난 123억 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日산요 프로젝터 수입업체인 유환미디어의 유영대 대표는 2010년 회사가 7억 원의 적자를 냈음에도 지난해보다 12배 많은 121억 원의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파리크라상 등에서 116억 원, 최연학 연호전자 회장이 105억 원,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이 103억 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한편 이 같은 고액배당에 대해 <재벌닷컴>은 “비상장사의 특성상 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데다, 고배당을 실시한 상당수 비상장사의 배당금이 순이익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 ’과잉배당’에 따른 기업가치 훼손이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실제 올해 비상장사 배당금이 100억 원 이상을 기록한 14명 중 7명이 회사의 당기순이익보다 많은 배당금을 받았고, 심지어 적자를 낸 회사의 대주주도 100억 원대 배당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