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형 수행-나홀로 방식 등 제각각기업 시초부터 회장님 스타일 따라 달라
  • 기업마다 회장님을 보좌하는 스타일이 천차만별이다.

    가장 근거리에서 동행하는 밀착형 방식이 있는가하면 회장님 홀로 일정을 소화하는 곳도 있다. 밀착형 수행의 예는 삼성전자와 현대 그룹이 대표적이다.

    이건희 회장 지근거리엔 ‘비서팀장’  

    지난 1일자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비서팀장이 교체되면서 수행비서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새 비서팀장인 박필(48) 삼성물산 전무가 이 회장 가까이에서 의전-수행-보좌 등의 역할을 맡게 됐다. 비서 팀장은 삼성 미래전략실장 소속으로 그룹 내에서는 요직으로 가는 핵심 보직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0일 이건희 회장이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스위스 로잔으로 떠났다. 그날도 새로 부임한 박필 비서팀장은 부인 홍라희 여사와 장남 이재용 사장과 함께 이 회장을 보좌했다.

    24시간 보좌를 통해 회장의 의중을 가장 잘 읽을 수 있는 자리인 셈이다.

  •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 연합뉴스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 연합뉴스

    삼성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사람'에 대한 그룹 문화를 읽을 수 있다.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 어룩 중에는 "사람이 의심스럽거든 쓰지 말고, 사람을 쓰려거든 의심하지 마라"는 말이 있다. 이는 삼성이 비서팀장에게 큰 임무를 부여해온 시초가 됐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도 수행비서와 대외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정 회장의 의전을 맡고 있는 이봉재 이사(41)는 2001년부터 정 회장의 수행비서로 일하다 2005년부터는 의전을 총괄하고 있다.

    이 이사는 가장 가까이에서 오랜 시간 수행을 해봤기 때문에, 정 회장의 내심을 가장 잘 읽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홀로’ 일정 소화하는 GS 허창수 회장 

    비서팀장과 수행비서 없이 홀로 다니는 회장들도 있다. 이들은 필요할 때만 비서팀을 동원하는 원격지원형이다.

  • ▲ 허창수 GS그룹 회장 ⓒ 연합뉴스
    ▲ 허창수 GS그룹 회장 ⓒ 연합뉴스

    ‘재계의 국무총리’로 불리는 전경련 회장을 맡고 있는 GS 그룹 허창수 회장이 대표적이다.

    허 회장도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10차 한-불 최고경영자클럽' 행사차 지난 10일 출국했다. 하지만 그룹 내에서 허 회장의 일정을 아는 사람은 극소수다.

    평소에서 허 회장은 비서팀 등 동행자 없이 홀로 움직이는 걸로 유명하다. 공식행사에서도 과장급 비서 한 사람이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그 배경에도 GS그룹의 시초가 깔려있다.

    지난 2005년 LG그룹에서 분리된 GS는 지주회사로 출발했다. 여기는 계열사 지분 확보를 통해 그룹을 최소로 관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때문에 그룹사 내에서는 규모가 비대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한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도 별도로 수행비서를 두지 않는 '나홀로' 스타일이다. 동부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에는 김동성 동부 부사장이 수행 업무를 맡기도 했지만 따로 비서팀을 두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