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26 경제성장전략'서 2.0% 제시 … 한은·KDI 전망치 웃돌아LG전자 9년 만의 적자 … 롯데·포스코 등 부진 '제조업 위기'전문가들 "반도체 착시 … 노동·산업 근본적 개혁 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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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구윤철 부총리와 자료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뉴시스
이재명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2%로 제시하며 '경제 대도약'을 선언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의 호황에 기댄 낙관론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LG전자와 롯데, 포스코 등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주요 기업들이 줄줄이 실적 악화와 구조적 위기에 직면하며 '제조업 수난시대'가 현실화하고 있다.◇ '반도체 효과' 뺀 체감 성장은 1%대 중반지난 9일 정부는 '2026년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를 통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2.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한국은행과 KDI(1.8%),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높은 수치다.정부는 총지출을 8.1% 늘리고 공공기관 투자 70조 원을 조기 집행하는 등 확장 재정을 통해 내수와 수출의 동반 회복을 이끌겠다는 구상이다.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이번 성장률 전망에는 최근 '초호황(슈퍼 사이클)' 조짐을 보이는 반도체 부문의 낙수 효과가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지적이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IT 부문을 제외하면 실질 성장률은 1.4% 수준에 그칠 것으로 분석하며, 체감 경기와의 괴리가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도체라는 '외벽' 뒤에서 우리 제조업의 기초 체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는 의미다.◇ LG·롯데·포스코, '중국발 쓰나미'와 '업황 부진' 이중고실제 주요 대기업들의 성적표에는 경고등이 켜졌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1094억 원을 기록하며 9년 만에 분기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음에도 수익성이 악화된 것은 가전과 TV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와 기술 추격이 거세진 '중국발 쓰나미'의 영향이 컸다.롯데그룹 역시 주력인 유통과 화학 부문이 동시에 구조적 위기에 빠졌다. 롯데쇼핑은 2021년 이후 매출 축소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며, 롯데케미칼은 중국의 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 과잉으로 지난해 3분기 누적 5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이에 신동빈 회장은 "과거의 성공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AI 내재화와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한 고강도 포트폴리오 재편을 선언한 상태다.포스코그룹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2022년 지주사 체제 출범 이후 철강과 배터리 산업의 동반 침체로 실적이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다.포스코홀딩스의 영업이익은 2022년 4조8000억원 수준에서 2024년 2조1000억원 정도로 반 토막 났으며,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2% 이상 감소하며 고전하고 있다. 장인화 회장은 126개에 달하는 저수익 사업 및 비핵심 자산 구조개편을 추진하며 활로를 모색 중이다.◇ "구조개혁 없는 성장 목표는 '구호'일 뿐"재계와 학계에서는 정부가 제시한 2% 성장 목표가 자칫 산업 전반의 고통스러운 구조개혁을 늦추는 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과 일본, 중국이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해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사이, 우리 기업들은 노동시장 경직성과 인프라 부족, 규제 등에 가로막혀 있다는 지적이다.양준석 가톨릭대 교수는 "경제 기초 체력을 끌어올리려면 반도체 수출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노동시장 개혁과 산업 재편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정부가 공언한 '잠재성장률 3% 회복'이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대기업 위주의 'K자형 성장' 양극화를 해소하고 첨단 산업으로의 질적 전환을 뒷받침할 실질적인 실행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