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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보고 석고대죄하라? 한나라당은 죄다 할복해도 시원치 않다
강철군화
정치인들의 기업 때리기가 한도를 넘고 있다. 여야할 것 없이 다투어 기업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그래도 한 가지 기특한 것은 정치인들이 속내를 감추지는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재벌개혁은 한나라당이 '부자 정당’ 오명을 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한 것,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이 "지금 민심으로 보면 누가 더 재벌을 때리느냐에 따라 표가 나온다"고 한 것, 한 민주당 고위당직자가 ""정당이 선거 의식하지 않고 하는 행위가 있느냐"고 한 것이 그 증거다.
결국 지금 정치권의 기업 때리기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겨냥한 표밭갈이에 다름 아닌 것이다.
일부 기업들의 이기주의, 재벌 3,4세들의 방종에 대해서는 나도 분노한다. 그들에게는 기업의 이윤을 추구하면서도 크게는 나라를 생각했던 이병철-정주영 시대의 기풍이나,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했던 이건희 같은 혁신의지가 없다.
하지만 지금 한국 정치인들이 기업을 비판할 자격이 있기나 한가? 적어도 대한민국 국회, 대한민국 정치인들에 비하면, 그래도 기업들이 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훨씬 많은 일을 해 왔고, 지금도 하고 있다.
공무원이나 정치인이란 게 뭔가? 기본적으로 기업이나 국민이 낸 세금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게 그들의 일이다. 그런데 1원짜리 하나 생산적인 일을 하지 못하는 자들이 기업 위에 군림하려 들고 있다.
아버지로부터 부(富)와 선거구를 물려 받은, 가족의 치부와 둘러싼 소문이 끊이지 않는 남경필 같은 자가 "자기 기업과 가족만 위하는 (대기업 총수의) 이기적 태도가 보수 전체를 위기로 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보면, 구역질이 난다.
얼마 전 한나라당 김성식 정책위 부의장은 "그동안 각종 특혜를 받고도 고용은 늘리지 않은 대기업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했다.
기업이 그렇게 석고대죄해야 할 정도로 잘못했다면, 173석의 의석을 가지고 북한인권법 하나 처리하지 못하는 한나라당이나, 한사코 천안함사건의 진실을 외면하면서 김정일을 위해 복무하는 민주당이나 민노당 정치인들은 어떻게 국민들에게 죄를 빌어야 하나?
아마 죄다 국회 앞마당에 멍석을 깔고 할복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정치인들이 할복을 하겠다면(그럴 용기와 염치 있는 정치인은 물론 하나도 없겠지만), 그들을 가이샤쿠(介錯 무사가 할복할 때 고통을 빨리 끝내주기 위해 뒤에서 칼로 목을 쳐 주는 것)해 주겠다는 국민들이 줄을 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