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기준액, 중위소득 96%까지 올라 … 맞벌이 월급 796만원도 수급청년층, 국민연금 고갈 우려에 불안 … "현 세대가 미래세대 착취하는 제도"당국, 연금 수급 기준 재조정 논의 … "절감 재원으로 필요한 사람에게 집중"
  • ▲ 기초연금 ⓒ연합뉴스
    ▲ 기초연금 ⓒ연합뉴스
    노인 빈곤층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기초연금의 기준액이 중위소득 96%까지 올라서면서 형평성 논란에 마주했다. 특히 젊은층에서 국민연금 고갈 우려에 따른 불안감이 세대 갈등으로 번질 기미를 보이자 당국이 수급 기준 재조정 논의에 착수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은 기초연금 수급자를 줄여 절감한 재원을 바탕으로 국민연금 저소득층 보험료 지원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기초연금 수급 범위가 크게 늘면서 기준 재조정에 뜻을 모은 것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재정 당국과 함께 정책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면서도 "기초연금 개편을 통한 절감 재원으로 더 필요한 사람들에게 집중하는 방안이 지난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도 나왔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해 2월 발표한 연구에서 기초연금 선정 기준을 기준 중위소득 100%에서 50%까지 단계적으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수급 대상은 축소하되 절감한 재원을 활용해 저소득 노인에게 더 많은 급여를 지급하자는 취지다.

    이러한 논의가 불붙은 배경에는 기초연금이 과거 노인 빈곤 완화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으나, 자산 공제와 부부감액 축소 등 각종 혜택이 더해지면서 국가 재정이 과도하게 쏠린다는 비판이 있다. 

    정부는 올해 기초연금 선정 기준액을 단독가구 월 247만원, 부부가구 월 395만2000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8.3% 올렸다. 기초연금 지급 대상은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로 제도를 도입한 2014년부터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복지부 분석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공적연금 소득은 7.9%, 사업소득은 5.5% 상승했다. 자산 측면에서도 주택과 토지 가치가 각각 6.0%, 2.6% 오르는 등 노인 가구의 경제적 수준이 향상됐다.

    이처럼 노인 소득과 자산 가치가 상승하는 사이에도 기초연금 지급 기준은 12년 전에 머무르면서 올해 기초연금 기준액은 중위소득(256.4만원)의 96.3% 수준에 도달하게 됐다. 사실상 중간 수준의 소득을 가진 중산층 노인 대부분이 기초연금 수급 자격을 갖추게 된 것이다.

    각종 공제 제도를 적용하면 실제 체감하는 수급 가능 범위는 선정기준액보다 훨씬 높아지게 된다. 소득인정액 계산 시 근로소득은 올해 기준 기본공제액 116만원을 뺀 뒤 나머지 금액의 30%를 추가로 공제하기 때문이다. 일반재산 산정 시 거주 지역에 따라 대도시는 1억3500만원, 중소도시는 8500만원, 농어촌은 7250만원을 기본으로 공제하고, 금융재산에서도 2000만원을 빼준다. 

    이를 종합하면 오직 근로소득만 있는 독거노인의 경우 이론적으로는 월 최대 약 468만8000원을 벌어도 기초연금을 받게 된다. 맞벌이 부부 노인의 경우 월급이 796만원 수준이라도 수급 대상에 오르게 된다.

    청년층에선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과 연금 고갈 우려가 맞물리면서 '중산층 노인'에게 과도한 복지 혜택을 주는 정부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기초연금에 대한 직접기여도가 적은 이들에게 과도한 재정을 쏟아부으면서 연금의 지속가능성은 물론, 의미 자체를 해친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불거진 사상 초유의 국방비 미지급 사태로 국가 재정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연금 수급 기준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A씨(30세·남)는 "국방 최전선에서 추위를 견디며 싸우는 군인들을 위한 예산도 밀리는 상황에서 나중에 우리가 받을 연금이 없어질 수도 있단 불안감은 당연한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기초연금은 꼭 필요한 분들에게만 나눠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과거 기초연금은 국민연금의 보완적 성격으로 사회·경제적으로 필요했다"면서도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제도는 현 세대가 미래세대를 착취하는 제도로 전락할 수 있다. 기초연금의 보장 대상을 더 세밀화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