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몇일간 벌어진 올드 스파이스 가이 결투에서 마침내 흑인 무스타파(Isaiah Mustafa )가 이탈리아 도전자 파비오(Fabio)를 물리쳤습니다.

    타이틀 매치 이름은 ‘Mano A Mano in El Bano’(바노의 결투). 이들은 유튜브를 무대로 무려 40회의 동영상 광고로 맞대결을 벌였습니다.

    결투라고는 하지만 액션은 거의 없습니다. 주로 설전입니다.

    무스타파는 늘 타올을 두르고 샤워실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일장 연설을 하고 파비오는 세트를 바꿔가며 ‘느끼하게’ 자신의 섹스 어필을 강조합니다.

    마지막 결투에선 벽을 뚫고 나타난 무스타파가 먼저 파비오를 한 방에 우주로 날려보내겠다고 위협합니다.

    최대한 ‘유치하고 여성적으로’ 숨을 곳을 찾던 파비오는 무스타파를 피하려는 생각을 바꿔 읍소작전에 나섭니다.

    “나도 예전엔 모든 여성들의 우상이었다. 최고의 섹시 스포츠 스타였다. 너도 늙어봐라, 언젠간 나처럼 될 것이다...”

    무스타파는 그렇다면 과거로 돌아가 보자고 제안합니다. 무스타파가 파비오를 데리고 간 곳은 파비오가 TV 광고를 보는 장면.

    무스타파가 나오는 광고를 보며 자신도 올드 스파이스 모델에 도전해볼까 하고 잠시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 때 무스타파가 재빨리 ‘현재의 파비오’에게 무모한 짓이라고 위협합니다. ‘현재의 파비오’는 얼떨결에 ‘과거의 파비오’에게 도전하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승부는 이렇게 끝났습니다.

    다시 현재로 돌아온 두 사람. 모든 기억을 잊은 파비오가 무스타파에게 묻습니다. “누구세요?” “난 당신의 올드 스파이스 가이요.” “올드 스파이스 가이? 거 멋있어 보이네”

    올드 스파이스 가이만 보면 다시 미련을 보이는 파비오에게 무스타파가 풍선을 쥐어줍니다.

    풍선은 파비오를 하늘로, 우주로, 행성으로 보냅니다.

    그 별엔 수 많은 파비오들이 풍선을 들고 있습니다. “너도 올드 스파이스 가이 도전했지?"


  • Wieden + Kennedy 포틀랜드가 기획한 이 캠페인은 소비자들이 트위터,댓글,포스팅,링크 등 인터넷 ‘개인화기’들을 총동원해서 응원하도록 했습니다.

    일부는 이 엉뚱한 개그식 광고를 너무나 좋아하기도 하고 일부는 유치하고 속이 보인다고 평가절하하기도 합니다만 아무튼 새로운 시도, 신선한 발상이라는 점에서 크리에이티브를 높이 살만합니다.

                                                                                    <영화평론가/칸 라이언즈 한국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