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8시 이후 순환정전 해제..오늘 상황 재발은 없다""정전 상황 미리 알려주기는 어렵다"
  • 염명천 전력거래소 이사장은 15일 전국적으로 발생한 초유의 정전사태와 관련, "이상 고온으로 전력 수요가 갑작스럽게 증가한 것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염 이사장은 이날 삼성동 전력거래소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전력공급 능력이 일시적으로 부족해 오늘 오후 3시부터 30분 단위로 지역별 순환정전을 시행하고 있다"며 "하절기 전력수급 기간이 6월27일부터 9월9일까지로 만료돼 발전기 계획예방점검을 시행했는데, 이상 고온으로 전력 수요가 갑작스럽게 증가한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염 이사장은 "전력예비율이 400만㎾ 이하로 하락하자 자율정전과 직접주하제어에 들어갔지만 예비력을 여전히 회복하지 못해 순환정전을 시행했다"며 "16시35분 현재 예비력은 412만㎾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염 이사장은 "오늘 오후 8시 이전이라도 상황이 호전되면 순차적으로 순환정전을 해제할 예정"이라며 "내일도 이상 고온이 예상되기 때문에 현재 계획예방정비중인 발전기 중 일부를 순차 가동하고 수요자원시장을 개설하며, 430만㎾의 양수발전을 가동할 예정이어서 오늘 같은 수급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고없는 정전으로 일부 시민들이 엘리베이터 안에 갇히는 등 불편과 피해가 커진 데 대해 "정전상황을 미리 알려줄 수 있다면 바람직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갑작스런 정전사태의 가장 큰 원인이 무엇인가.

    ▲오늘 아침에는 괜찮았는데 오후부터 이상 고온이 시작돼 점심 이후 급격히 전력 수요가 증가했다. 17시30분 기준으로 예비력이 534만㎾, 예비율은 8.7%를 유지하고 있다. 저녁 8시에 점등 부하가 시작되기 때문에 이때까지 상황을 지켜본 후 해제할 예정이다.

    사실 오늘 최대 수요인 6천721만㎾는 높은 수요는 아니지만 하계수급기간이 지나 830만㎾ 이상이 점검 중이라 수급이 어려웠다.

    --계획예방정비가 무엇인가.

    ▲발전기는 1년 12달 가동하는 것이 아니라 약 20일에서 한달 정도 수리해야 한다. 이는 전력 수요가 적은 봄, 가을에 집중적으로 시행된다. 현재 예방정비가 830만㎾ 정도인데, 이것이 이번 수급상황의 원인이다.

    --수요 예측에 실패한 것 아니냐.

    ▲하계 수급기간이라 해서 9월9일까지를 특별관리했다. 9일이 지난 직후인 요즘 불시에 일어난 이상 고온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다.

    --계획예방정비는 언제부터 언제까지 몇대를 대상으로 진행하나.

    ▲모든 발전기를 대상으로 1년 내내 진행한다고 봐야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10% 정도가 항시 시험에 들어가 있는데 봄하고 가을에 집중돼 있다.

    --이번 순환정전의 피해는.

    ▲정전은 30분단위로 피해가 가장 적은 순서부터 진행하도록 매뉴얼이 작성돼 있다. 매뉴얼에 의해 기계적으로 순환정전에 들어가고, 며칠이 지나야 피해 예상액이 산출될 것이다.

    --정전을 미리 알리는 시스템은 없는것인가.

    ▲몇 단계가 있다. 이번 상황은 3단계에 해당한다. 첫째는 한전이 수용가들과 미리 계약을 맺어 자율적으로 절전하면 전기요금을 깎아주는 자율정전 제도다. 그것으로 오늘 95만㎾를 이미 시행했다. 그 다음에는 수용가를 대상으로 한전이 자체적으로 직접 부하를 제어한다. 오늘 오후 89만㎾를 시행했다. 이 두가지 조치로도 예비력이 400만㎾를 회복하지 않아 순환정전을 시행했다.

    --순환정전이 어느 지역에 어떻게 발생했나.

    ▲전국 지역을 세부적으로 나눈 매뉴얼이 있다. 전국적으로 지역을 나눠 어느 한쪽에 정전이 몰리지 않도록 세분하게 구분돼 있다. 전남 전체에 정전이 된다면 피해가 크기 때문에 세부적으로 쪼개 정전을 지행하는 것이다.

    --국민 입장에서는 내가 언제 정전당할지 모른다는 것이냐.

    ▲그렇다.

    --사전에 알리는 시스템이 없으면 엘리베이터 안에 30분이상 갇혀있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인가.

    ▲전기의 특성이 전국적 전력 수요와 공급이 어느 선 이상 벌어지면 전국적으로 광역 정전사태가 일어난다. 부분적 정전을 만들어 광역 정전이 없도록 사전에 예방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정전 대비 알림은 했어야 되는 것 아닌가.

    ▲우리가 미리 예상하면 좋은데, 사실은 하계 전력 수급기간이 지난 상태에서 갑자기 기온이 올라 미처 사전경고를 하지 못했다.

    --과거에 이런 사례가 있었나.

    ▲최근 5년안에는 없었다. 부연하자면 고층아파트와 같이 엘리베이터가 가동되는 건물은 순환정전 대상에서 제외된다. 순환정전을 하더라도 필요한 전력 양에 우선순위가 있다. 세밀한 규정에 따라 고층아파트는 정전 지역에서도 순위가 뒤로 밀린다. 아마 이번 순환정전 대상에 고층 아파트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

    --국민들이 원칙을 미리 알아야 하는 것 아닌가.

    ▲상당히 복잡한 메뉴얼이라 일반인이 다 알기는 어렵다. 우리가 미리 예상했으면 사전에 경고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다. 이상 고온이 오늘처럼 갑자기 몰아닥치면 대처가 어렵고, 9월9일 이전이었으면 최소한 예방정비를 했을텐데 그조차도 안됐다.

    --순환정전 실시는 거래소 자체 판단인가.

    ▲주파수와 전압, 전력 3개를 놓고 같이 판단하는 전문 영역이다. 발전소가 세밀하게 지역별로 나뉘어 있어 어느 지역이 정전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지금은 상당 부분 순환정전이 회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