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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최대 전통시장인 서문시장을 가면 대구의 맛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대구의 명물로 통하는 ‘납작만두’를 가장 처음 내놓았다는 노점 ‘미성당’과 할머니가 구워내는 ‘호떡집’과 ‘교복입은 중학생 국화빵’은 평일 오후여도 어찌나 손님들이 많던지 아예 사람들로 포위된 형국이다.
대구 서문시장 명물 음식 중 첫 손에 꼽히는 것은 납작만두다. 보통의 만두가 만두 피안에 소를 잔뜩 넣는데 반해 납작 만두는 허전하다 싶을 정도로 소가 적다. 소가 적으니 당연히 납작할 수밖에 없다. 얇은 만두피에 당면과 부추 등의 소를 조금만 넣었다.
다른 만두처럼 삶은 뒤 구워 먹는다. 대구의 납작만두는 40여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왜 납작 만두를 만들었냐고 하면 대구사람들은 비빔만두를 좋아하는데 양념에 묻힌 야채를 쉽게 싸먹을 수 있도록 만두를 얇게 만들었다는 설과 전쟁 때 먹을 것이 없어서 만두 속으로 당면과 정구지(부추)만을 넣어 만들어 먹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납작만두는 2,500원 우동은 2,500원에서 3,500원 정도의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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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문시장에서 15년 넘게 납작만두를 만들어온 ‘미성당’ 박경숙(42)사장은 “15년째 납작만두를 하는데 사람들이 대구의 명물이라고 하니까 좋다”며 “납작만두 국가대표 선수 같다”고 하얀 이를 드러냈다.
“납작만두에 고춧가루와 식초, 설탕을 섞은 간장을 위에 뿌려 먹는데 더 맛있게 먹을려면 매운 떡뽁이나 특미우동과 함께 먹으면 납작만두의 맛을 더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납작만두에 뒤질세라 국화빵도 출사표를 던진다. 아진상가 앞 골목에 가면 교복을 입고 국화빵을 파는 서문시장의 명물을 만날 수 있다. 상호도 ‘교복 입은 중학생 국화빵’이다. 주인장은 1970, 80년대 교복을 입고 좌판에는 모자, 가방, 양은도시락을 전시해 옛 국화빵의 추억을 되살리고 있다.
맛 또한 일품이다. 밀가루와 팥앙금으로 만드는 게 전부이지만 담백하면서도 크게 달지 않아 여러 개를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비결은 ‘정성’. 전날 저녁에 2시간 정도 반죽거리를 준비한 뒤 다음날 새벽 3, 4시가 되면 어김없이 일어나 당일 쓸 재료를 손수 반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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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도 싸다. 국화빵 5개에 2,000원이다. 사장님이 덤으로 하나 더 주신다. 먹으면 포만감을 느낄 정도다.
국화빵을 함께 운영하시는 사장 부인 이월향(40)씨는 “교복 입은 중학생 국화빵은 체인점이 15개가 넘게 되었다”며 “이제 서문시장을 넘어서 전국적으로 교복 입은 국화빵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추운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많이 추워질텐데 사람들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들 수 있는 국화빵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소박한 바램을 나타냈다.
마지막으로 대구 서문시장의 명물 음식은 절대 빠질 수 없는 겨울철 대표 간식 할매 씨앗호떡이다. 대구 서문시장에서 씨앗호떡으로 '미각'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할머니의 호떡을 맛보려면, 동산 상가와 아진 상가 사이의 골목으로 가면 바로 알 수 있다. 할머니의 호떡은 한 개에 700원으로 매우 저렴한 가격을 자랑한다. 3개에는 2,000원이다.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라 학생들도 어려움 없이 사 먹을 수 있고 두 개 정도를 사서 먹으면 식사 대용으로도 충분할 듯 하다.
한 번 사갈 때 한꺼번에 여러 개씩 싸 가는 분들도 많고, 식사 후 간식으로 하나씩 사먹는 분들도 있다. 1박 2일에서 이승기씨가 먹었던 부산 남포동 씨앗호떡 부럽지 않은 서문시장표 할머니 호떡맛, 과연 어떨까?
호떡을 만들 때 씨앗을 넣는데 이 씨앗 덕분에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더욱 느껴진다. 호떡을 만들 때 아낌없이 퍼 주셔서 할머니의 훈훈한 인심이 느껴진다.
갓 만들어서 혀 천장이 데어버릴 정도로 뜨끈뜨끈하면서도 기름에 구웠는데도 전혀 기름지지도 않고, 안에 씨앗이 가득해서 굉장히 담백하고 고소하다. 호떡 반죽도 많이 안 두꺼워서 질기지 않은 편인데도 부드러움과 쫄깃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서문시장에서 37년 넘게 호떡을 구우시는 이영자(75) 할머니는 “또 취재온켜? 이제 안 유명해져도 되는데 손님들에게 빨리 구워드려야 하니까 기달려”라며 호떡을 구우셨다. 할머니 아드님은 옆에서 묵묵히 할머니를 돕고 있었다.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바뻐 사람들이 좋아하니 나도 좋고 더 맛있는 호떡을 구워주고 싶어”고 호떡을 보지도 않고 구우시며 말했다.
20년째 호떡 집에 오신다는 백지연(75) 할머니는 “여기오면 처녀때 생각이 나서 친구랑 같이 온다”며 “할아버지가 호떡을 좋아해서 또 사가지고 갈꺼야”라며 수줍게 미소지으셨다. “맛은 최고지 서문시장최고의 맛이야” 며 “사장님이랑도 친하고 이곳은 젊은 사람들이 많아서 나도 젊어지는 것 같이 좋아져” 며 함박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