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유럽 재정위기의 충격에 대한 취약성이 신흥국가 중에서 중국 등과 함께 중간 수준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이 21일 밝혔다.

    취약성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유럽 재정위기 충격에 노출된 정도를 분석한 것으로, 신흥국들은 최저 취약층, 중간 취약층, 최고 취약층으로 분류됐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 짐 오닐 회장은 이날 월간 보고서(Monthly Insights)에서 한국을 러시아, 중국, 멕시코와 함께 중간 취약층에 포함시켰다.

    오닐 회장은 "중간 취약층에 속하는 국가들은 유럽 재정위기 충격에 상대적으로 취약하지만 그 영향을 제한할 수 있는 적절한 정책 수단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저 취약층에는 인도네시아와 브라질이, 최고 취약층에는 터키와 인도가 각각 포함됐다.

    한국 경제는 주로 무역 경로를 통해 유럽 재정위기의 충격에 노출된 것으로 분석됐다.

    오닐 회장은 "2008∼2009년 금융위기 수준과 유사한 수출 감소가 발생한다면 2007년 이후 GDP 대비 수출 비중이 큰 폭으로 증가한 한국이 가장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국은 중국과의 교역 덕분에 악영향을 잘 막아내고 있다고 오닐 회장은 설명했다.

    한국과 달리 중국은 금융위기 이후 GDP 성장률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중요도를 줄인 점에서 단연 돋보인다고 오닐 회장은 평가했다.

    금융 경로로 보면 한국은 유럽 재정위기의 충격에 상대적으로 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닐 회장은 "인도네시아, 인도를 제외한 신흥국 은행권은 단기 부채 대비 유동성 자산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특히 한국과 브라질은 100%가 넘는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정책 금리 수준 면에서도 대외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위해 금융 여건을 완화할 수 있는 여력을 가진 국가로 평가됐다.

    오닐 회장은 "한국과 중국의 중앙은행은 물가상승 압력이 서서히 약화됨에 따라 긴축 사이클을 중단하고 관망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