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그룹이 내년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통해 글로벌 경제 위기 돌파를 모색한다.

    이는 내년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이 계속 상존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럴 때일수록 투자와 채용을 과감하게 확대함으로써 미래 성장을 위한 기회로 삼겠다는 정몽구 회장의 의지가 표현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9일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 이틀 전 단행한 임원 승진 인사에서도 사상 최대 규모인 465명을 승진시키면서 글로벌 경제위기 관리를 위한 포석을 깐 바 있다.

    연구개발(R&D)과 영업 부문을 동시에 강화한 인사는 물론이고, R&D 투자와 시설 투자를 각각 두자릿수 늘림으로써 장·단기적으로 경제 위기를 관리하고 내실을 다진다는 경영 방침에 힘을 실었다.

    현대차그룹은 특히 국내 투자와 고용 확대로 내년 경기침체에 공격적으로 대응한다는 의지를 보였다.

    국내 부문 투자액은 11조6천억원으로, 전체 투자의 82%에 달한다.

    이는 올해(9조1천억원)보다 27.5% 증가한 것으로, 내년 해외 투자 목표액(2조5천억원)은 올해보다 19.4% 줄었다.

    아울러 신규 채용 6천500명을 포함한 7천500명 고용도 그룹 출범 이후 최대 규모로, 기업 미래 경쟁력 확보와 청년실업 해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이다.

    투자 분야별로 보면 R&D 부문 중에서도 90%에 해당하는 4조6천억원을 하이브리드차, 양산형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 미래차와 고효율 신차 개발에 투입해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현대차그룹의 R&D 투자는 2008년 3조1천억원에서 2009년 3조원으로 줄었으나 작년 4조4천억원으로 대폭 늘었고 올해 4조6천억원, 내년 5조1천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시설 부문에 작년보다 20% 가까이 늘어난 9조원을 투자하는 것 역시 정몽구식 뚝심 경영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이 지속적으로 주문해온 '품질 경영'을 바탕으로 현대기아차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만큼 내년에도 국내외 신공장 건설과 증설에 과감히 투자하겠다는 것.

    앞서 현대차그룹은 경제 위기감이 고조하고 있던 지난달 기아차 중국 3공장 건설 투자를 결정해 업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있으나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해 사회적 관심이 많은 고용도 확대함으로써 국가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