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그룹 신년하례식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이건희 회장과 함께 차에서 내리는 이례적인 모습이 연출됐다.

    이 회장 부자는 이날 오전 10시 40분께 나란히 검은색 승용차에서 내려 호텔 안으로 들어섰다.

    지난해 신년하례식까지만 해도 이 사장은 호텔 로비에서 기다리다 이 회장을 영접했지만 이날은 한남동 이 회장 자택에서부터 승용차에 동승해 행사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호텔 로비에서는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과 김순택 미래전략실장,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나란히 이 회장 부자를 영접했다.

    이 회장의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도 차에 동승하지 않았으며 로비에서 부자를 맞이했다.

    이날 이례적인 모습을 두고 업계에서는 "삼성그룹에서 이재용 사장의 위상이 한 단계 높아졌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비록 지난해 승진 대상자 명단에는 이 사장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삼성그룹의 3세 경영승계 작업이 가속도를 내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이 사장은 지난해에도 고(故) 스티브 잡스 추도식에 참석해 애플의 최고경영자 팀 쿡과 만나 장기 부품 공급 문제를 논의하면서 경영 수완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스티브 잡스에 이어 팀 쿡과의 친분을 두텁게 함으로써 앞으로 애플과의 사업 문제에서 주도적이고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 사장이 지난해부터 재계 라이벌인 LG 구본무 회장을 예방하고 지난 4월 말에는 포스코 포항제철소를 찾아 정준양 회장과 면담하는 등 대외활동의 폭을 점차 넓혀왔다"며 "올해 이 사장의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