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본더 수출·단가 하반기 들어 동반 하락HBM4 기존 장비 활용 … 신규 발주 공백차세대 하이브리드 본더, 2028년 이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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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반도체 기업가치제고계획에 명기된 'HBM TC본더 로드맵'ⓒ한미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HBM) 장비 시장을 호령하던 한미반도체의 내년 실적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더. 주력 제품인 TC본더 수출이 당분간 크게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차세대 적층장비인 하이브리드 본더 출시 일정까지 조정되면서다.31일 한국무역통계정보포털(TRASS)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TC본더 수출액은 약 27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를 이달 전체 조업일수(22일) 기준으로 환산한 이달 월말 수출 추정치는 약 394만 달러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86% 감소한 수치이며 지난달과 비교해도 61.8% 줄어든 금액이다. 남은 기간 대규모 추가 수출이 발생하지 않는 한 이달 수출액은 현재의 추정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TC본더 수출은 올해 하반기 들어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3860만달러였던 TC본더 수출금액은 7월 2780만달러에서 8월 992만달러로 급감했고, 10월에는 558만달러까지 줄었다. 11월 1031만달러로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 또한 전년 동기 1572만달러와 비교하면 34% 감소한 수준이다. 특히 지난 6월 기록했던 연중 최고치(3858만 달러)와 비교하면, 이달 수출 추정치는 약 90% 가까이 줄어들었다.수출 단가(ASP)의 하락세는 더욱 가파르다. 20일 기준 TC본더의 수출 단가는 kg당 71.6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1월 기록했던 연중 최고치인 169.0달러 대비 약 57.6% 급락한 수치이며, 전년 동기(145.5달러)와 비교해도 50.8% 하락하며 반토막 난 상태다. 올해 1분기 평균 kg당 150달러 선을 유지했던 TC본더 수출 단가는 2분기 110달러, 3분기 90달러 선으로 단계적으로 하락했으며, 이달 들어서는 70달러 초반대까지 내려앉았다.TC본더 수출 감소는 HBM 세대 전환 과정에서 장비 수요 구조가 달라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TC본더는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까지 적층 공정에서 핵심 장비로 활용되며, 지난해 중반 이후 글로벌 메모리 업체들의 HBM 증설과 맞물려 수출이 급증했다. 실제 TC본더 수출은 지난해 7월을 기점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며 올해 상반기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다.반면 차세대 HBM4의 경우, 초기 양산 단계에서는 기존 TC본더의 프로그램 업그레이드와 공정 최적화만으로도 대응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차세대 하이브리드 본더의 본격적인 도입은 HBM4E 단계에서 일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즉 HBM3E 수요 급증 국면에서 주요 고객사들이 TC본더를 이미 선제적으로 대량 확보한 이후, 추가적인 신규 장비 발주가 자연스럽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시장에서는 내년에도 HBM3E가 주류 제품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TC본더 수출이 큰 폭으로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TC본더 수출이 HBM 증설 사이클에 선행적으로 움직여온 점을 감안하면, 내년까지도 수출 감소 또는 정체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TC본더 수출 둔화는 곧바로 한미반도체의 실적으로도 연결된다. 한미반도체는 글로벌 TC본더 시장에서 약 90%에 달하는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어, 국내 TC본더 수출 통계가 회사의 실적 지표와 밀접하게 연동된다.문제는 이 같은 수요 구조 변화 속에서 신규 매출을 대체할 차세대 장비의 실질적인 매출 기여 시점마저 뒤로 밀렸다는 점이다. 한미반도체는 앞서 HBM용 하이브리드 본더 출시 시점을 2027년 말로 제시했지만, 최근 공시한 기업가치제고계획에서는 해당 장비의 출시 시점을 2028년 이후로 명시했다. HBM4 초기 단계에서 기존 TC본더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차세대 본더 양산 계획을 당초보다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HBM4 초기 국면에서 기존 장비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TC본더 신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기 어려운 데다, 하이브리드 본더 역시 2028년 이후에야 본격적인 매출 반영이 가능해진 만큼 실적 공백을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