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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결국 해서는 안 될 '최악의 선택'을 하고 말았다.
지난주 "방송 3사와의 재송신 대가산정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16일 오후부터 MBC, KBS 2TV, SBS의 SD와 HD 방송을 모두 중단할 계획"이라고 엄포를 놨던 케이블TV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16일 오전까지 협상 타결에 진전이 없자 오후 3시부터 KBS 2TV의 채널 송출을 전면 중단했다.
CNM(씨엔엠) 등 일부 SO는 KBS 2TV의 광고만 중단하고 본방송은 송출했지만, 전국 90여개 SO들은 일제히 KBS 2TV의 디지털 방송 및 아날로그 방송 신호 송출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전국 1,100만여 가구의 케이블 유료가입자들이 KBS 2TV 방송을 볼 수 없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영문을 모르고 TV를 시청하던 케이블 가입자들은 뒤늦게 해당 방송국에 항의 전화를 하는 등 혼란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트위터 등 각종 SNS에도 "뭐지? KBS2 안 나오네..", "짜증난다", "오늘 밤 브레인은 못 보겠네" 같은 글이 올라오며 일부 시청자들의 불만이 폭주하는 분위기.
도를 넘어선 케이블TV 비대위의 행동에 이젠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그동안 지상파 3사와 케이블TV협회 간의 원만간 합의를 기대했던 방통위는 국민을 볼모로 한 '불방 사태'가 초래되자 "더 이상은 묵과할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방통위는 "케이블TV 측의 이번 처사는 전국 시청자들이 마땅히 누려야 하는 보편적 시청권마저 박탈하는 이기적인 횡포"라고 규정한 뒤, "오후 8시까지 방송을 재개하지 않을 경우 거액의 과징금과 더불어 3개월간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겠다"는 강도높은 제재안을 16일 의결했다.
방통위는 케이블TV 측에 ▲16일까지 방송을 재개하는 것은 물론, ▲시정명령을 통지 받은 날로부터 2일 이내에(18일까지) 지상파 방송과의 협상 타결 방안을 제출하고 ▲매일 협상 진행 경과를 방통위에 보고하도록 명령했다.
만일 이 같은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18일 오후 8시부터 3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아울러 방통위는 시설변경 허가를 받거나, 가입자와의 이용약관도 변경하지 않고 송출을 중단한 케이블TV SO들에게 과징금 5천만원과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하는 한편, 이들을 형사 고발할 방침이다.
과징금과 과태료 부과는 17일 오후 8시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지상파 3사와 SO들은 지난해 10월 법원이 CJ헬로비전에 지상파 방송 재송신을 중단하라는 간접강제 결정을 내린 뒤 재송신 대가 산정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타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