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제2금융권, 5․6등급만 안전 대출비정규직․자영업자․주부 대출 늘려야”
  • ▲ 미소금융중앙재단 조인희 사무처장 ⓒ뉴데일리
    ▲ 미소금융중앙재단 조인희 사무처장 ⓒ뉴데일리

    대출금리는 오르고 예금금리는 내리고. 그래도 제도권 시중은행이나 제2금융권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은 많다.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은 먼저 은행문을 두드리지만 거절당하기가 일쑤다. 제1금융권에서는 주로 신용등급 5등급 이상의 갚을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에게만 대출을 해준다. 갚으려는 의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연체 가능성이 있다면 대출을 거부한다.

    지난 3월28일 종로의 미소금융중앙재단 사무실에서 만난 조인희 신임 사무처장은 은행 등 제도금융권에 대해 강력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조 사무처장은 “미소금융은 원래 있어서는 안되는 조직이다. 제2금융권, 수협, 새마을금고 등은 서민을 지원하기 위한 취지로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정부로부터 금융업 허가를 받고 세금이 면제되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이들 금융업체들은 예대마진 챙기기에만 급급하고 못 갚을 사람들에게는 대출해주지 않는다. 서민금융기관 역할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에 미소금융이 생긴 것이다”고 말했다.

    정부의 압박으로 시중은행에서 서민을 위한 금융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소외층을 감싸지 못한다는 비판이 크다.

    조 사무처장은 “제도권에서 막대한 수익을 얻고 있지만 햇살론이나 새희망홀씨대출도 5,6등급에게만 해준다. 7등급 이하는 어디가도 대출을 받을 곳이 없다”고 말했다.

    신용등급이 낮은 비정규직, 자영업자, 이민자, 주부들에게는 높은 금리의 대출마저 허락되지 않는다. 금전적 여유가 없는 계층이 사채시장으로 몰리면서 더욱 상황이 악화되는 것이다.

    조 사무처장은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경제인구 3,700만명 중 800만명이 7등급 이하 신용등급에 포함된다. 대학생, 노인 등을 제외하면 실제 경제인구는 1,600~1,700만명 정도로 추산되므로 전체에서 약 40% 수준이 제도금융권에서 벗어나 있는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 소외계층은 비정규직으로 살다가 자영업으로 전환해 은퇴 후에도 계속 가난을 이어간다. 워킹푸어(Working Poor), 소호푸어(SOHO Poor), 리타이어푸어(Retire Poor)의 악순환의 고리가 어이진다. 이는 우리사회의 큰 짐이다”라고 강조했다.

    조 사무처장은 1979년부터 30여년간 외환은행에서 근무하다 지점장으로 정년을 마무리하고, 2010년부터 의정부에서 미소금융지점을 운영했다. 대출 대상자의 현장을 일일이 직접 방문하여 상담을 해왔다고 한다. 의정부점의 자활사례가 알려지면서 실질 수요자의 목소리를 재단 운영에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에 따라 2012년 3월 미소금융중앙재단 사무처장으로 발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