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기업들이 러시아 사할린에서 일본 도쿄 부근 이바라키(茨城)현까지 1천400㎞ 구간에 천연가스 수송관을 매설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름 20∼30인치(50∼76㎝) 크기의 파이프가 주로 태평양 쪽 해저 구간에 묻히게 된다. 사업비는 어업 보상금 등을 포함해 3천억∼4천억엔(4조700억~5조4천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지방자치단체 등에 대한 설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공사 기간은 5∼7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실현 시 배로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할 때보다 수송비를 줄일 수 있다.

    도쿄가스와 석유자원개발, 신일철스미킨(新日鐵住金)엔지니어링이 참가하는 컨소시엄이 이미 간이 조사 결과를 사할린의 가스 개발 권리를 가진 미국 엑손모빌사와 관계 부처에 설명했다.

    현재 일본과 러시아는 동해에 인접한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배로 LNG를 일본으로 실어 나르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LNG 터미널 건설에는 일본이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LNG 사업과 함께 파이프라인 연결 사업을 동시에 지원할지는 미지수다.

    러시아와 일본을 파이프라인으로 연결하는 구상은 2001년에도 엑손모빌사가 제안한 적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도쿄전력 등 일본 내 전력·가스업체가 적극적이지 않아 무산됐다.

    하지만 지난해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를 계기로 일본이 러시아 가스 수입에 10년 만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도 이날 러시아와 일본을 직접 연결하는 해저 파이프라인 부설 구상을 소개하며 이 계획이 일본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일본은 세계 최대 LNG 수입국으로 2010년 기준 7천만t 이상의 LNG를 수입했다. 게다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상당수 원전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LNG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러시아산 LNG에 대한 일본의 관심도 한층 높아졌다는 것이다.

    현재 일본은 가스 수입의 약 9%를 러시아산 LNG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선박을 이용한 LNG 수입은 파이프라인을 이용한 가스 수입보다 비용이 훨씬 많이 들기 때문에 일본이 가스관 부설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부에선 러시아 극동에서 북한을 경유해 한국으로 건설하려는 가스관을 일본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거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