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베네·엔제리너스 등 500m 내 신규점포 금지

# 김모씨는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을 운영해 왔다. 어느날 점포 180m 인근에 새로운 점포가 들어오면서 매출이 25% 뚝 떨어졌다.

# 한 커피전문점 가맹본부가 2011년 가맹점주로부터 인테리어, 설비집기 판매로 벌어드린 매출은 843억원에 달했다. 공사,설비집기 판매 사업부문 영업이익이 249억원인 점을 감안안면 이익률이 무려 29.6%에 달한다.

최근 2~3년간 커피전문점이 급증하면서 기존 점포 근처에 새로운 매장이 빈번히 들어서고 있다. 매장수가 많아질수록 가맹점주들의 수익은 줄어들지만 가맹본부의 수익은 증가하는 양상이다.

커피 프랜차이즈 상위 5개 브랜드의 매장 수는 2009년 748개에서 2011년 2천69개로 2년간 3배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500m 내 모여있는 적지 않은데 특히 엔제리너스(롯데리아)가 30.7%으로 가장 많았다. 점포 3곳 중 1곳은 바로 옆에 동일한 브랜드과 아이러니한 경쟁을 하고 있는 꼴.

브랜드별 500m내 가맹점 비율은 카페베네 28.8%, 할리스커피 20.4%, 탐앤탐스 20.5%, 투썸플레이스 22.3% 등 순이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21일 커피전문점업종의 모범거래기준을 마련해 기존 가맹점에서 500m 이내 신규 출점을 금지하기로 했다.

그동안 문제로 거론돼 왔던 매장인테리어 문제는 가맹본부가 직접 관여할 경우 공사도급금액을 서로 공유하도록 하고 리뉴얼 주기 5년으로 정했다. 리뉴얼 시 최소 20% 이상 가맹본부가 비용을 지원하도록 했다.

가맹점이 가맹본부에 정산하는 대금도 시 최소 7일의 기한이 보장된다.

"모범거래 기준이 가맹계약서에 반영이 된 후 가맹본부가 제대로 지키지 않을 경우 정보공개서에 허위과장정보라고 알려진다. 또 가맹거래법을 위반하게 된다. 가맹점주는 계약위반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향후에 모든 업종에 모범거래 기준을 확대 도입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 공정위 이동원 가맹거래과장

커피 프랜차이즈 모범 거래기준이 작성되자 업계에서는 스타벅스, 커피빈 등 직영점으로 운영되는 점포와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가맹점포라는 이유로 규제를 받는다면 직영점으로 운영되고 있는 스타벅스나 커피빈과 비교해 역차별이 될 수도 있다."

"스타벅스나 커피빈이 들어서도 소규모 자영업자의 독자브랜드의 매출액이 떨어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모범거래기준의 목적이 가맹점주 보호와 함께 골목상권 보호도 포함된다면 목적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
 -커피전문점 업계 관계자

공정위는 커피전문점 가맹점본부와 직영점의 형평성을 고려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 100~300m 기준 영업지역 설정 가맹본부의 경우 중복출점 분쟁이 많아 기준보다 넓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 직영점만 운영하는 스타벅스 매장의 서울지역 직영점간 평균이격거리 476m 와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 공정위 이동원 가맹거래과장

하지만 모범거래기준이 도입한다고 해도 여전히 가맹점주 보호에 한계는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 유동인구 2만 명 이상 핵심상권 내에서는 500m 출점이 허용되기 때문이다.

핵심 상권지역은 서울시내에만 69곳에 달한다. 강남구역 지오다오 앞 거리처럼 하루 동안 매장 앞 보도를 지나가는 인구가 2만명 이상이라면 면 여러개의 점포를 열 수 있어 향후 가맹점주를 보호하는 실효성 있는 모범거래기준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