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기 R&D에 투자하라- 현대기아차, 삼성전자선제적 적시 투자로 도약하라- LG디스플레이, LS전선침체기일수록 인재 확보에 집중하라- 구글, 페이스북
  • ▲ ⓒ전경련 신 사옥 모습.
    ▲ ⓒ전경련 신 사옥 모습.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투자를 축소했거나 축소를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경영판단에 대한 결과가 향후 시장에서 냉정한 평가를 받게 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소니와 샤프, 파나소닉 등 전설적인 일본 기업들이 거대 적자를 기록하며 신용등급이 연쇄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1일 과거 경기침체기에 기업 경영전략 사례를 분석한 ‘경기침체기 기업 생존전략’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경기침체기에 기업에게 필요한 핵심 전략이 ‘돈(R&D 투자)’과 ‘시간(선제적 투자 및 M&A)’, ‘사람(우수 인재 확보)’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침체기 R&D에 투자하라- 현대기아차, 삼성전자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GM과 도요타, 혼다 등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은 연구개발(R&D) 투자액을 일제히 줄였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기아차는 미국 컨슈머리포트 올해의 차에 연속 선정됐으며 그 결과 지난 2007~2011년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점유율 성장세를 보인 기업은 현대기아차뿐이었다.

    지난 1990년대 초 미국 불황기에 R&D에 집중한 도요타와 혼다가 미국시장에서 성공한 사례와 유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지난 2007년 4.7%에서 지난해 8.7%로 성장했다.

    [자동차 4개사 R&D 투자액 추이]
                      GM(백만달러)                                      도요타(십억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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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다(십억엔)                              현대기아차(조원)

     

    [미국 자동차시장 점유율(2007~2011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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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 WardsAuto

     

    이와 같은 사례는 반도체업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인텔과 도시바,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지난 2008년을 기점으로 R&D 투자액을 늘이지 못 한데 비해 삼성전자는 R&D 투자액을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차이는 지난 2008~2011년 사이 삼성전자가 세계 반도체시장 점유율이 42% 큰 폭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기간 인텔은 27% 상승에 그쳤다.

    [반도체 4개사 R&D 투자액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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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텔(백만 달러)                                   도시바(십억 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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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백만 달러)                   삼성전자(조원)
    자료: 각 사 사업보고서

     

    선제적 적시 투자로 도약하라- LG디스플레이, LS전선


    지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노트북 등 제품 수요가 급감하며 LCD업계가 불황에 빠졌다.

    이때 일본 LCD업체들은 투자를 연기했지만 한국 업체들은 4세대 라인에 선제적인 투자를 단행해 주도권을 확보한 후 여세를 몰아 R&D 투자에 집중했다.

    그 결과 5세대 라인에서는 일본과 대만의 경쟁업체들을 도태시키며 지난 2002년부터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도 일본의 소니, 샤프, 히타치는 R&D 투자액을 평균 31.7% 감축했다.

    반면 한국의 LG디스플레이, 삼성전자 등은 R&D 투자액을 오히려 평균 77.8% 증가시켰다.

    이 결과는 현재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점유율에서 한국기업이 46.5%, 일본기업 18.5%라는 압도적인 격차로 나타났다.

    [세계 디스플레이 국가별 점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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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 디스플레이서치

    LS전선 역시 지난 2008년 위기를 인수합병(M&A)의 적기로 인식하고 미국의 슈페리어에색스(2008년)와 중국의 훙치전선(2009년)을 인수하고 R&D 투자에 집중했다.

    아울러 고부가가치 시장인 초전도케이블과 해저케이블 분야에서 선제적인 기술 개발 및 상용화를 이뤘다.

    그 결과 사상 최대 5,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카타르에서 수주하는 등 세계 전선업계 10위(2008년)에서 3위(2011년)로 도약하게 됐다.


    침체기일수록 인재 확보에 집중하라- 구글, 페이스북 등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 인터넷 및 SNS기업들은 인재 확보를 위해서라면 기업을 통째로 인수하는 전략도 마다하지 않았다.

    특히 구글은 2010~2011년 사이에 이룬 105건의 인수합병 중 대부분이 인재 확보가 목적이었다.

    관련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이베이 등도 이 기간 인재를 공격적으로 영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페이스북도 인재 확보를 위해 스마트폰 메시지업체와 위치정보업체를 인수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상위 30대 기업들의 연구인력 수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지속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발표한 ‘상위 30대 기업 연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07년 6만 8,247명에서 2008년 6만 9,281명, 2009년 7만 1,263명, 2010년 8만 3,264명으로 지속 증가했다.

    국내 기업들이 연구개발을 비용 측면이 아닌 장기적인 투자로 인식하고 연구인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투자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 기업들이 치열한 글로벌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R&D 투자를 확대하고 연구 인력을 채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기업들의 투자 의지를 북돋기 위해서는 과감한 R&D 조세지원 정책이 수반되어야 한다.
    최근 국회에서 대기업에 적용되는 R&D 세액공제 제도를 폐지, 축소하려는 움직임은 기업 투자 감소에 따른 고용감축 등 침체된 우리 경제에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재고돼야 한다.”
     - 김태윤 팀장(전경련 미래산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