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석채 KT 회장은 국익을 위해 ICT(정보통신기술) 정책의 독임제가 필요하며 경제민주화를 위해서는 KT처럼 재벌이 아닌 기업의 성공 사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동통신전시회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25일(현지시각) 국내 기자들과 만나 "기술을 위원회에서 관장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정부가 국가 이익을 위해 소신 있게 행동하려면 독임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방송통신위원회처럼 여러 사람이 논의하는 위원회 체제보다는 미래창조과학부처럼 장관이 정책을 주도하는 체제가 맞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독임제를 한다고 해서 뭘 잘못하겠는가"라며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해주고 공정거래 문제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다루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기술 혁신을 남겨주는 것"이라며 "규제가 젊은이에게 남겨줄 유산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대통령을 뽑았으면 소신껏 하도록 해야 한다"며 소신 있는 정책적 일관성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최근 1.8㎓ 주파수를 놓고 통신사들끼리 다툼이 있었던 것과 관련해서는 "결국 모두가 광대역을 가질 것이기 때문에 주파수를 놓고 전쟁을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재벌 문제를 언급, "재벌이 자기 부모에게 물려받은 기업을 모두 갖지 말고 팔아야 한다"면서 "재벌이 기업을 팔려고 해도 살 사람이 재벌밖에 없고 외국인에게도 팔 수 없는 만큼 결국 국민만이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이 주인인 기업이 제대로 된다고 생각하기 어렵지만 KT가 안정되고 성공하면 재벌의 대안이 될 것"이라며 "우리 사회의 선택을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벌과 경쟁해 보면 설명할 수 없는 힘과 무게를 가진 큰 얼음과 부딪히는 것 같다"며 "재벌 기업도 장점이 있고 결코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다른 형태의 기업도 같은 생명력을 가져야 한국이 건강해진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금호렌터카와 비씨카드 인수와 관련, "금호렌터카는 결국 IT와 연결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고, 비씨카드에 대해선 "당시 금융업계에서 원망도 들었지만 지금은 서로 모바일 결제를 한다고 야단이다"며 적절한 인수였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