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6천억 푼다… 광고 예상금액의 65%·물류 45% 규제시 'GS' 가장 큰 피해… 금액·비율은 ‘현대차’·‘SK’
  • ▲ ⓒ지난 2011년 이명박 대통령과 재계의 만남자리. 왼쪽부터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회장, 구본무 LG그룹회장, 손경식 대한상의회장, 정준양 포스코회장, 이 대통령, 이건희 삼성전자회장.
    ▲ ⓒ지난 2011년 이명박 대통령과 재계의 만남자리. 왼쪽부터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회장, 구본무 LG그룹회장, 손경식 대한상의회장, 정준양 포스코회장, 이 대통령, 이건희 삼성전자회장.

     

    최근 정치권과 정부 등이 대기업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를 고쳐야할 [잘못된 관행]으로 지목하고 과세와 처벌 등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주요 대기업들이 법 정비에 앞서 자발적인 내부거래 줄이기에 나섰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발 빠르게 지난 17일 물류·광고 부문에서 6,000억원대의 내부거래 물량을 중소기업 등 비계열사로 넘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계열사인 이노션과 현대글로비스에 맡겨왔던 광고 및 물류물량을 전환하겠다는 것으로 광고는 올 국내발주 예상 금액의 65%, 물류는 45%에 달한다.

    삼성과 SK, LG 등 5대 그룹에 포함된 대기업들도 지난해 말부터 시스템통합(SI)과 광고, 건설, 물류 등의 일감을 비계열사로 전환했다.

     

     

    ◆ 규제 시 피해는 GS가 가장 커

     

    공정거래위원회의 지난해 실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SI, 광고, 건설, 물류 등과 관련된 계열사를 보유한 그룹들의 총수 지분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경영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는 지난 17일 국회에서 추진 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확정되면 <GS그룹>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내부거래 매출 총액과 내부거래 비율은 <현대자동차그룹>과 <SK그룹>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CEO스코어는 30대 재벌그룹의 총수일가 계열사 지분구조와 내부거래 내용을 분석한 결과 22개 그룹의 112개 계열사가 규제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계열사 지분이 30%를 넘지 않아 개정안의 규제를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그룹은 <현대중공업>과 <금호아시아나> 등과 <포스코>, <KT> 등 총수가 없는 그룹들이다.

     

  • ▲ ⓒ지난 2011년 이명박 대통령과 재계의 만남자리. 왼쪽부터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회장, 구본무 LG그룹회장, 손경식 대한상의회장, 정준양 포스코회장, 이 대통령, 이건희 삼성전자회장.

     

     

    ◆ 거래금액은 현대차, 비율은 SK가


    CEO스코어가 가장 많은 제약이 예상되는 기업으로 꼽은 <GS그룹>은 허창수 회장의 형제자녀 등이 20개 계열사의 지분을 30% 이상 차지하고 있다.

    모기업인 GS는 허 회장과 가족들의 지분이 43.22%를, GS네오텍과 보헌개발 등 8개사는 총수일가 지분이 100%에 달한다.

    계열사에 대한 내부거래 비율도 35.6~100%까지 다른 그룹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허 회장은 현재 재벌그룹들의 모임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을 맡고 있어 더 피해가 클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총수 일가의 지분이 30%를 넘는 계열사가 현대글로비스, 현대엠코 등 8개사로 해당 계열사 수에서는 4위였지만 내부거래 매출액 면에서는 가장 높다.

    지난 2011년 현대차그룹이 계열사에서 차지하는 내부거래 매출 총액은 6조 2,825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내부거래 비율도 51.9.%에 달했다.

    <SK그룹>은 5개 계열사에 최태원 회장과 형제들의 지분이 30%를 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내부거래액 역시 1조 5,683억원으로 현대차와 삼성에 이어 3번째였다. 내부거래 비율은 71.2%로 그룹사들 가운데 가장 높았다.

     

  • ▲ ⓒ지난 16일 부총리·경제5단체장 간담회에서 왼쪽부터 서남수 교육부 장관,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박종길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조금석 관광고 교장, 조윤선 여가부 장관, 현오석 부총리, 허창수 전경련 회장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이희범 경총 회장.
    ▲ ⓒ지난 16일 부총리·경제5단체장 간담회에서 왼쪽부터 서남수 교육부 장관,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박종길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조금석 관광고 교장, 조윤선 여가부 장관, 현오석 부총리, 허창수 전경련 회장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이희범 경총 회장.

     

     

    ◆ 쏟아지는 일감 나눠주기 정책들


    GS그룹은 계열사별 상황에 맞게 경쟁입찰의 확대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GS는 내부거래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높이고자 지난 2011년 4월부터 계열사별로 사외이사를 위원으로 한 내부거래위원회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한진그룹은 부동산 관리업체의 계열사간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고 순환출자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한다.

    한화그룹도 지난해부터 물류, SI, 광고, 건설 등에서 경쟁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그룹 역시 지난해부터 이들 4개 업종에 대해 경쟁입찰을 확대 실시 중이며 내부거래위원회도 확대 운영 중이다.
    전자, 생명, 화재 등 3개사에 이어 SDI, 전기, 카드, 증권 등에도 설치를 완료했다.

    SK그룹 또한 SK C&C와의 거래 물량을 축소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이 올해 SK C&C와의 거래 규모를 최대 14%가량 줄이기로 했다.

    LG그룹은 SI, 광고, 건설 등의 분야를 중소기업들에게 개방하고 보안성, 시급성, 효율성을 담보하지 않는 거래에 한해 입찰 문호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 총수일가 부당이득 막기 위한 것

     

    “현대차그룹의 발표로 적잖이 당황한 상황이다.
    이미 내부거래를 줄이고 외부 경쟁입찰을 늘리고 있는 상태지만
    추가방안을 발표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 재계 관계자


     

    “[마녀사냥식]으로 급박하게 몰아가는 것이
    자칫 경영을 위축시키고 경제 자체를 죽일 수 있다.

    투자가 얼어붙는 것은 물론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 또다른 재계 관계자


    이 같은 재계의 우려 속에 최근 공정위가 일부 언론의 강경보도에 대한 오류를 발표해 눈길을 끈다.

     

    “현재 논의 중인 법안은 계열사 간 거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것이다.

    다만 계열사간 거래 중에서
    총수일가에게 부당한 이득이 돌아가는 부당한 내부거래만을 금지하는 것이다.”

      - 공정위


    즉 정상적인 거래보다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거나,
    비계열 독립기업은 얻기 어려운 특혜성 거래기회를 제공하거나,
    총수일가가 회사의 사업기회를 유용하는 행위만 금지한다는 것.

    공정위가 추진 중인 [규정]은
    부당내부거래가 확인되고 총수일가가 지분의 30% 이상을 소유한 경우에는
    총수일가가 부당내부거래에 관여한 것으로 추정한다.

     

  • ▲ ⓒ박근혜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총수들. 왼쪽부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
    ▲ ⓒ박근혜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총수들. 왼쪽부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