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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에너지 임원의 항공기 승무원 폭행 사건과 관련,
포스코의 한 임원이 그룹 행사에서
[우월적 지위에 있는 조직 문화를 돌아볼 계기로 삼자]는 취지의 발언을 해 주목된다.
황은연 포스코 CR본부장(부사장)은 지난 26일 경기 파주 출판단지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창피한 일이지만 생각해보면 포스코 문화 45년간 갑(甲) 노릇만 하다가 언젠가 분명히 터질 일이었다, 차라리 잘 터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건으로) 우리나라 전체 산업체의 임원, 힘주고 있는 부장, 직원에게 우리가 교-보재를 제공했으니 정말 정신 차려야 한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황 본부장은 이 사건에 관해 연락한 지인들에게
"너희가 할 것을 우리가 다 대신했으니 저작권료를 내라고 했다"면서,
대기업이나 힘 있는 기관에 종사하는 이들은 모두 비슷한 잘못을 하지 않도록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겸손을 철학적으로 힘들게 (설명)하지만 미국에선 [상대를 나보다 위에 놓는 것]이라고 참 쉽게 정의한다"고 덧붙였다.
황 본부장의 발언은 이번 사건을 개인의 인격·성품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포스코가 그동안 과점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누리며 형성한 조직 문화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앞서 정준양 포스코 회장도 최근 운영회의와 신임 임원 특강에서,
"포스코가 그간 쌓아온 국민기업으로서의 좋은 이미지가 한꺼번에 무너지는 듯한 충격적인 일이다. 임직원 모두 부끄러운 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포스코에너지 임원 A씨는 지난 15일 대한항공 여객기 비즈니스석에 탑승해 라면 등 기내 서비스에 문제가 있다며 여승무원을 폭행해 물의를 빚은 끝에 사직했다.
한편, 포스코는 인도에 추진 중인 제철소 건립 사업에 대해 [속도 조절론]을 내비쳤다.
손명석 포스코 경영전략1실 리더는 "그간의 양적 성장은 선택과 집중, 적정한 투자로 속도 조절하겠다는 (것이 회사) 입장"이라며 "이미 계획했던 상공정(上工程, 쇳물을 만들기까지 과정)도 어느 정도 사업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도 제철소 건립이 난항을 겪는 데 대해 "인도 시장을 포기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상황에서 부채 부담을 많이 지고 투자를 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봐 조금 순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춘 포스코 홍보그룹리더는 "부지를 확보하는 것은 인도 지방정부가 할 일인데 인근 주민이 방해하는 상황"이라며 "그런 여건을 고려해 인도식의 해결 방법을 따라갈 방침이고 경기가 좋지 않으니 의도적인 속도 조절은 아니더라도 경기의 (회복) 속도에 맞춰 진행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포스코는 인도 오디샤 주에 120억 달러를 투자해 연간 1천200만t 규모의 철강을 생산하는 일관제철소를 건립하기로 주 정부와 지난 2005년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주 정부가 부지 확보를 추진하고 있으나 현지 주민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