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Fed 의장 지명내년 1월말 버냉키 후임으로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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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경제대통령] 으로 불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재닛 옐런 현 부의장(67)이 내정됐다.
    연준 100년 역사상 첫 여성 수장이 탄생한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9일 오후 3시(현지시간)
    옐런 부의장을 차기 Fed 의장에 공식지명했다.

     

    "너무나 많은 국민이
    아직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가족 생계를 어떻게 꾸려 나갈지 걱정하고 있다.

    연준의 의무는
    모든 미국 국민에게 봉사하는 것이다.

    미국이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후퇴에서 벗어나고
    경기 회복력을 강화하려면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

    글로벌 금융 위기에 따른 침체 국면에서
    상당히 회복됐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연준이 효과적으로 업무를 수행한다면
    국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지명자

     

     

    옐런 부의장이 상원의 인준 절차를 통과하면
    내년 1월말 임기를 마치는 벤 버냉키 의장의 뒤를 이어
    4년간 연준을 이끌게 된다.

     

    연준 의장직은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자리이자
    세계 경제를 좌우할 수 있는
    막강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옐런 부의장은
    의회 관문을 통과하면
    연준 사상 첫 여성 의장 뿐 아니라
    G7(주요 7개국)의 첫 중앙은행 여성수장이기도 하다.

     

    또한, 1979년 취임한 폴 볼커 전 의장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원 의장이 되고,
    부의장에서 의장으로 [승진]하는 첫 사례로도 기록된다.

     

    옐런 부의장은
    연준 이사(1994~1997년),
    빌 클린턴 대통령의 경제자문회의 의장(1997~1999년),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2004~2010년) 등을 거친
    [정통파]로,
    현재 연준 고위직 가운데
    연준에서 일한 경력이 가장 많다.

     

    옐런 부의장은
    중앙은행의 두 가지 정책 목표인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 중에서
    고용을 더 중시하는 [비둘기파]다.

     

    알프레드 브로더스 전 리치먼드 연방은행 총재는

    "옐런은 버냉키보다 더 비둘기파"

    라고 평했다.

     

    경제 회복과 고용 확대를
    최우선 정책 과제로 삼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이 옐런을 지명한 이유이기도 하다.

     

    대다수 전문가는
    옐런 지명자가 2010년부터 버냉키 의장과 함께
    양적완화 시행을 주도했기 때문에
    연준의 현행 금융·통화 정책 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옐런 부의장의 첫 과제는
    현행 850억달러 규모인 양적완화 규모를
    점차 축소해 종료하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어떻게 연착륙시켜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세계 경제성장률이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상황에서
    비둘기파인 옐런 부의장이 새 연준 의장이 됨에 따라
    미국의 테이퍼링은
    내년 이후로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게 됐다.

     

    사실 옐런 부의장은
    오바마 대통령의 [차선책]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2010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으로 자신을 보좌한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을 지명하려 했으나
    야당의 반발로 무산됐다.

     

    정치권과 경제학자 사이에서

    "서머스는 규제완화로
    금융위기를 불러온 장본인인 데다
    친(親)월가 인물이어서 안된다" 

    며 옐런이 적임자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20명은
    이례적으로 옐런의 지명을 지지하는 서한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낸 바 있다.

     

    서머스가 시장의 압박에 자진 사퇴하자
    금융시장은 반색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시장의 기대와 여론을 받아들인 것이다.

     

    척 슈머(민주·뉴욕) 상원의원은

    "옐런 부의장이 압도적인 표차로 상원 인준을 받을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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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연준 첫 여성의장 옐런은 누구인가?

     

    차기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으로 확정된
    재닛 옐런 부의장은
    흠 잡을 데 없는 이력을 갖췄다.

     

    오랜 기간의 학문적 연구 업적과
    연준 부의장 등을 거치면서 쌓은 실무 경험 등을 감안할 때
    누구보다 적합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유대인 출신으로,
    명문대 경제학 교수를 지냈고,
    10여 년간 연준 업무를 하며
    탁월한 경제분석 능력과 리더십까지 보여줬다는 평가다.

     

    옐런 부의장은
    1946년 뉴욕 브루클린의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브라운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예일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예일대 시절 스승은
    케인즈 학파의 거두였던
    고(故) 제임스 토빈 교수였다.

     

    토빈 교수는
    금융 거래에 세금을 물려야 한다
    는 [토빈세]의 창시자로
    실업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역할을 강조했다.

     

    박사 학위를 딴 옐런은
    이후 하버드대학교 조교수를 거쳐
    연준 이코노미스트를 지냈으며,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 교수로 일했다.

     

    그녀는 연준 이사를 지낸 뒤
    1997년부터 2년간
    빌 클린턴 행정부의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2004년부터 2010년에는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를 지냈다.
    이 시기에는
    [주택발 금융위기] 가능성을 예측해
    눈길을 끌었다.

     

    2010년부터는
    연준 부의장으로 영입된 후
    물가 안전보다 고용 확대를 중시하는 비둘기파로서
    버냉키 의장과 손발을 맞추며
    양적완화 정책을 집행하는 역할을 맡았다.

     

    한편, 옐런 부의장의 남편은
    [정보 비대칭 이론]의 창시자로 불리는
    조지 애커로프 캘리포니아대학교 교수다.
    애커로프 교수는
    지난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