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 건설하면서 매립한 동빈내항에 생명의 물 길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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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포항시 공무원들은 11월 2일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다.

    포항 하면 떠오르는 <포항제철>의 주변 분위기를 바꿀
    큰 건설공사가 마무리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포항시가 국내 최초로 도시 한 가운데 건설하는
    <포항운하>가 11월 2일 개통한다.

    포항운하가 들어서는 곳은 포항제철 앞 형산강 건너에 있는 <동빈 내항(內港)>이다.

    신라시대 이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항구였던 동빈내항은 
    포항제철 개발과 함께 상당부분이 매립되면서 골칫꺼리로 전락했다. 

    빠져나가지 못한 생활하수와 쓰레기가 악취를 풍겼고 물고기도 사라졌다.
    주변은 슬럼가로 변했다.

    포항운하가 개통하면서 바로 이 끊어진 물길이 이어진다.

    썩은 물은 도심 재생의 흐르는 물로 탈바꿈한다. 

    포항운하는 포항제철을 끼고 있는 형산강 입구에서
    포항 도심에 위치한 송도교 인근 동빈 내항까지
    1.3km 구간에 걸쳐있다.



  • 매립하면서 막혔던 이곳에 물길을 뚫어
    폭 15~26m, 수심 1.74m의 포항운하가 들어선다.

    포항 신항이 문을 열기전까지 이곳은 포항을 대표하는 항구였다.
    하지만 이곳에 포항제철이 건설되면서,
    주요 항구의 기능은 포항신항으로 옮겨갔다.

    대신 이곳은 동빈내항으로 불리며 직원숙소 등
    포항제철 지원시설이 들어섰다.

    당시로서는 매립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생각했지만,
    물길이 끊기면서 바닷물이 동빈내항에 갇히자 
    주변지역은 슬럼가로 변해버렸다.
    수백억원의 준설비를 들여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동빈내항을 되살리는 물길 복원사업은 2006년 시작했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물길 복원을 공약으로 내걸고 온 힘을 기울였다.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400여 주택 800여 가구의 이전보상이 가장 큰 산이었다.
    막대한 공사비를 마련하기도 쉽지 않았다.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득을 거듭하고, 외부 자금을 끌어들여
    가까스로 지난해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이곳에 들어가는 공사비는 1,600억원이다.
    이중 800억원은 실제공사를 담당하는 LH공사가 부담한다.
    대신 포항시는 운하 주변 대지 1만평을 LH공사에 넘겼다.
    여기에 포항제철이 300억원을 내고, 정부지원금이 국비 및 도비가 346억원 들어간다.

    포항시가 부담한 비용은 154억원이다.



  • 포항운하가 열리면 동빈내항은 새로운 활력이 넘쳐날 것이다.
    하루 1만3,000t의 물이 흐르는 운하 주변의 수변공원은
    사람들이 쉬면서 즐기는 포항의 자랑거리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운하를 따라서 유람선도 지나간다.
    포항시는 이 운하와 형산강을 잇는 6.6㎞ 구간에
    20t급 크루즈 2척과 나룻배 18척을 띄울 계획이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포항운하만 생각하면 가슴이 뿌듯하다.
    운하라고 하기엔 적은 규모이지만,
    굳이 운하라는 명칭을 고집해서 쓴 것도 박 시장이다. 

    "포항시는 호주 시드니,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이탈리아 나폴리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항구의 꿈을 이루게 될 것이다."


    포항시는 이 운하를 시작으로,
    해양공원조성, 동빈 부두정비, 타워브리지 건설, 영일만 대교 건설 등
    야심찬 건설공사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포항제철 바로 맞은편, 운하가 형산강과 만나는 지점엔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홍보관이 들어선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막았던 물길,
    이젠 박근혜 대통령 시절을 맞아 생명의 물길로 되살아난다.

     

    [사진출처=포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