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 사장, 감탄고토 "서럽다! 너 없이 나 혼자 불가능"

  • 1997년부터 LG유플러스 대리점을 운영했던
    최 모 사장은
    매달 회사로부터
    일정 건의 판매 목표를 할당 받아왔다.

    그러던 중
    자신의 매장을 종종 방문하던
    LG유플러스 본사 직원으로부터
    [매집업자]를 통하면
    훨씬 쉽게 가입자를 받을 수 있다는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온라인에서 가입자를 대량 모집해 오는 매집업자로부터 
    받아온 가입자 명단으로 대리점주는 개통만 해주면 된다는 것.

    결국 LG유플러스를 통해
    매집업자 A씨를 소개받은 최 사장은
    그가 모집해 온 1,000여명의 가입자를 모두 개통 해줬다.

    A씨를 소개해 준 본사 직원은
    단말기 단가와 보조금 정책 등을
    최 사장에게 설명해준 뒤,
    이를 매집업자에게 전달토록 했다.

    가격 경쟁력이 있어야
    많은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는 상황에서
    매집업자가 가입자를 확보하는 데에는
    본사 지원이 필요하다고 
    최 사장은 주장했다.

    최 사장은
    [회사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A씨도 많은 가입자를
    확보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제가 터졌다.

    매집업자가 소개해 준 1,000여명도 
    실은 모두 [명의도용]한 사람들이었다.

    결국 매집업자는 구속됐고 
    이로 인한 피해 금액은
    모두 대리점주인
    최 사장이 떠안게 됐다.

    최 사장은
    단말기 대금, 몇 달 동안 사용한 통신료로 인해
    무려 17억 원이 넘는 돈을 물어주게 됐다. 

    뿐만 아니라
    명의도용과 관련한 사항에 대한
    회사의 패널티 정책에 따라
    건당 100여만 원의 수수료 차감이 있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회사가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나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결국 최 사장은
    LG유플러스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오히려 
    LG유플러스로부터
    빚 독촉에만 시달릴 뿐이었다.

    최 사장의 연대보증을 선
    그의 아버지는
    이 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다
    최 사장의 동생에게 [먼저 간다]는 말만 남긴 채 
    지난 6일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최 사장의 하소연이다.

    "아무리 그래도
    몇 년 동안 함께 일하면서 관계를 유지했던
    LG유플러스 직영점 관계자 조차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에 아무 반응이 없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최 사장의 이야기를 부인했다. 

    "매집 업자는
    대리점주와 평소 알고 지내던 관계다.

    본사에서 소개시켜 준 것이 아니다.

    단말기는 대리점에서 개통하기 위해 
    물건을 가져가는 것이다.

    대리점에서 가입을 시켰다면
    본사에서는 그 과정을 알 수가 없다.

    우리 역시 또 다른 피해자다.
    현재 검찰 조사가 들어가 있는 만큼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 ▲ 지난 7일 우원식 의원 및 엘피모 관계자들은 LG유플러스의 불공정 행위에 대해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종현 기자
    ▲ 지난 7일 우원식 의원 및 엘피모 관계자들은 LG유플러스의 불공정 행위에 대해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종현 기자



    이에 지난 7일
    <우원식>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의원 및
    LG유플러스 피해자 모임(엘피모) 관계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G유플러스의
    피해 유족들에 대한 진심어린 사죄와
    피해대리점 관계자들이 겪은
    각종 불공정 행위 개선에 대해
    업체가 적극적인 자세를 보일 것을 요구했다. 

    “LG유플러스는 대리점에게 여러 형태로 
    판매 목표 강제 할당,
    불법 매집 강요, 
    각종 장려금을 이용한 패널티를 적용해 
    불이익을 보게 했다.

    불공정한 방법으로 돈 벌면 
    그 돈이 기업 경쟁력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다.

       -우원식 의원

    다음은 기자회견에 참석한 
    엘피모 관계자의 이야기다. 

    약 2년 전 LG유플러스의
    한 지점에서 
    제게 대리점을 제안해 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제 명의로 된 빚과
    집사람 이름으로 된 빚 
    총 1억 5,000만원 정도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빨리 사회에 뛰어든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젠 돌이킬 수 없다는 것 압니다.

    처음 대리점을 시작할 때에는 
    부모님이 집안 경제 사정이 좋지 않으니 
    담보가 안 된다며 
    하지 말자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제게 제안한 대리점에서는
    어떻게든 구해보라며
    시작해 볼 것을 더 권유했습니다. 

    아마 대리점에서도 성과 때문에 
    더 그런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안 좋은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4개월된 아이가 있기에
    참고 버텨 지금에 있습니다. 

    먼 지방에서
    10만 원이 넘는 경비를 내면서
    서울에 오가는 이유는 
    저 같은 문제가
    잘 해결 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어머니가 공장에서 일하시다 
    손가락 4개가 잘리셨습니다. 

    산재 나온 돈으로 최근 빚을 
    반 정도 갚았습니다. 

    이런 상황까지 온
    제가 너무 원망스럽고 
    한탄스럽습니다. 

    앞으로 이런 계기를 통해 일이 원만히 
    해결 됐으면 합니다. 

    차후 더 큰 피해가 생기지 않았으면 합니다. 


    LG유플러스 피해사건을 담당하는
    을지로위원회 관계자는
    전화를 통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대리점을 내기 위해서는 
    연대보증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 


    청년들이 처음에는 
    의욕 있게 열심히 시작해도
    몇 달 지나면 한계에 봉착한다. 


    시작하면 발을 빼기가 쉽지 않다. 


    이번 최 사장 이야기를 들어보면
    농사짓는 최 사장 아버지는 
    아들이 잘 하고 있는 줄만 알았다고 한다. 


    연대보증을 선 아버지에게 
    아들이 17억원 빚에 대해
    설명하니 충격을 받으신 것 같다.


    이번 문제를 해결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수 있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