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재경경제1차관,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서 밝혀


  • 올해 한국 금융시장은 신흥국과 비교할 때 양호한 편이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정부 전망이 나왔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올해 내내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모니터링 수위를 높여나가겠다"고 7일 말했다.

    추 차관은 이날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 국제금융센터에서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 주재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환율·주식시장 움직임에 대해 “큰 방향성에서는 정부가 예상한 범위에서 움직였고, 이번 주 후반부에 들면서 변동성이 줄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행히 한국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았다”면서도 “그렇다고 올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필요시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위기의식은 다른 신흥국들에 경상수지, 재정수지 적자 및 고(高) 인플레이션, 정치불안 등 위험 요소가 산재해 있다는 판단에서다.

    기재부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관계부처는 이날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 개최에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미국의 양적완화 추가 축소 결정 이후 한국 금융시장은 신흥국에 견줘 양호한 편이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과 신흥국 정치불안, 중국 경기둔화 우려 등이 맞물려 국제 시장변동성이 심화할 우려도 있다는 지적이다.

    FOMC 이후 신흥국에선 주가와 통화가치가 떨어지고 국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상승하는 가운데 변동폭은 국가별로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인다.

    지난 3일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75.77bp(1bp=0.01%포인트·Mid값 기준)를 기록, 지난해 9월 30일(78.56bp)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CDS 프리미엄은 부도 위험이 클수록 높아지기 때문에 국가나 기업의 부도위험 지표로 여겨진다.

    같은 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무려 14.1원 오른 1,084.5원에 거래를 마쳤고, 4일 코스피는 1,900선 밑에서 하락 출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금감원, 한은, 한국투자공사(KIC) 해외 현지사무소를 통해 국제 주요이슈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겠다”며 “시장 불안 조짐이 발생하면 관계기관 간 유기적인 협조하에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 자리를 통해 밝혔다.

    추 차관은 또 이날 저녁 발표될 미국 고용지표와 관련해 “결국 FOMC의 정책 결정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고용과 물가”라며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엔저(엔화약세) 추세가 계속되겠느냐는 질문에는 “시장 흐름을 당장 예단하긴 힘들다”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 자리에는 박원식 한국은행 부총재, 고승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김영린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김익주 국제금융센터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