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불안 해소 역부족, 윤리강령부터 바꿔야금융사, 개인 신용도 평가 어려움 우려도


  • 금융사 회원가입 신청서가 4월부터 전면 개정된다. 하지만 사후약방문 수준의 대책이란 지적과 함께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50여개에 달하는 개인정보를 기재해야 하는 금융사 가입 신청서가 6~10개 필수 개인정보만 기입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그동안 과도하게 정보를 수집해 온 관행을 개선해 정보유출을 막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미 국민 대부분의 정보가 유출된 현실을 감안하면 이번 가입신청서 개정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격으로 볼 수 있어 아쉬움이 크다. 또 국민 불안을 해소시키기에도 역부족으로 보인다.

    이화선 금융소비자원 실장은 "최근 정보유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 쏟아져 나왔지만 선제적이고 획기적인 대책은 하나도 없다"며 "가입신청서 개정 역시 사후약방문 수준의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과도하게 개인정보를 수집해 왔기 때문에 가입신청 약관을 개정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며 "업계에서 자발적으로 직무윤리 강령 등을 강화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개정이 실효성 있으려면 더욱 강력한 처벌이 수반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렇지 않을 경우 정보유출을 막고자 하는 취지와는 달리 자칫 금융당국의 '생색내기용' 대책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원 상임대표는 "고객정보를 유출한 카드사가 받은 처벌은 고작 3개월 영업정지와 과태료 600만원"이라며 "처벌 수위가 현재 수준이라면 문어발식으로 정보가 또 유출 될 것"라고 경고했다. 이어 "가입신청 개정과 함께 더욱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관련업계에서는 가입신청 시 입력해야 할 필수 개인정보 항목이 과도하게 축소될 경우 개인 신용도를 평가하기 어려워 리스크가 따를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여신부문금융회사에서는 개인의 소득수준, 직업 등이 신용도를 평가하는 가장 기본적인 자료가 된다"며 "필수 항목만으로 회원의 신용도를 평가할 수 있다면 상관없지만, 필수 항목이 지나치게 축소되면 회원의 신용도를 정확하게 평가하기 어려워 리스크가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