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31일까지…150여점 선봬
  • ▲ ⓒ임주연 작가 작품.
    ▲ ⓒ임주연 작가 작품.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 스페이스비엠은 오는 2월 26일부터 3월 31일까지 임주연 작가의 개인전 <Felt site(닿은 풍경)전>을 개최한다.

    임주연 작가는 대학교 학부 시절부터 옷이라는 주제에 대한 관심을 다양한 방식으로 시각화 해왔다. 초기, 의복이라는 '대상'에 대한 관심을 회화라는 매체를 통해서 다양하게 발전시켰던 작가는 점차 탈의라는 ‘행위’로 관심의 영역을 넓혔다. 그는 스스로가 모델이 되어 탈의의 순간을 카메라로 기록하고 이를 다시 회화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한다. 이른바 신체에 대한 가림과 보호라는 의미에서의 단순한 대상인 옷에서 탈의라는 행위를 통해 닿고 떨어지는, 관계에 대한 사회적 함의를 드러내면서 자신의 작업 의미를 확장시키는 것이다.

    최근 들어 작가는 탈의라는 행위의 결과로 의복과 신체가 닿고 이탈하는 순간을 풍경의 영역으로 기록하고 있다. 그가 기록하는 풍경은 단순한 풍경이 아닌 창 밖의 유리창에 비친 순간, 빛에 반사하는 순간 등의 찰나적인 기록들이다. 여기서 작가는 이 모든 순간들이 '닿는' 지점에 초점을 맞춘다. '닿은 풍경'이란 제목으로 펼쳐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는 이러한 자신의 관심을 가시화한 다양한 작업들을 선보인다. 최근 신작을 비롯해 그의 작업의 시발점이 된 초기 작업까지 다양한 작가의 면모를 살필 수 있는 15여 점의 작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작가 소개 및 작품세계

    임주연의 작업은 나라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한 인간의 성장기와도 같이, 나라는 주체가 마치 알을 깨고 나와 사회라는 관계망 속에서 어떻게 호흡하고 관계 맺기를 만들어 나아가는 지에 대한 이야기를 소소하고 지극히 개인적인 방식을 통해서 시각화한다.
    그의 작업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통해 완성된다.

    1. 작가는 사적인 공간에서 스스로 입고 있던 옷을 벗는다.
    2. 자신의 탈의 과정을 직접 카메라로 기록한다.
    3. 이중 몇 점의 사진을 택하여 이를 클로즈업 하거나 잘라서 부분만을 채택하여 캔버스에 확대하여 그린다.

    그는 자신의 작업노트에서 “예민할 수 있는 탈의 장면에 집중하고, 반목되는 장면을 담아내며, 자아와 타자 사이의 경계를 오가며 그 관계성에 질문을 던진다”라고 이야기 한 바 있다.  내가 나를 그린다, 즉, 나라는 주체가 작품에 그려지는 객체가 되어버리는 이러한 작업과정은 작가로 하여금 보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장치가 된다. 이러한 새로운 관계 설정과 이를 다시 회화라는 매체로 번역하고 해석하는 과정은 작가에게 있어 진정한 나라는 주체에 대한 탐구, 나아가 내가 타인들과 점차적으로 만들어 나아가는 관계망에 대한 진지한 탐구의 여정일 것이다.

    나라는 주체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된 그의 초기 작업은 대상에 대한 구체적인 시각화로 발현된다. 구체적인 대상과 구체적인 행위에 대한 시각화 작업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작가는 영상, 회화, 사진이라는 다양한 매체를 다루면서 행위 자체보다는 행위를 통해서 나타나는 우연성, 모호함에 더 관심을 갖게 된다. 보는 이로 하여금 다양한 해석을 가능케 라는 근래의 작업이 바로 그것이다. 최근 들어 작가는 보다 더 추상적이고 우연성에 기반을 두는 회화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미지가 흔들리고 뿌옇게 보이는 화면이야말로 그가 바라보는 다양한 층위의 사회적 관계를 해석한 모습이다.

    임주연은 198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한 후, 영국으로 유학하여 리즈 대학에서 공부했다. 2009년 갤러리 쿤스트라움 전시를 시작으로 OCI미술관, 갤러리 버튼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고 현재까지 다양한 단체전에 참가하였다. 그는 2013년 에트로 미술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며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