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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운전자들이 블랙박스 특약으로 할인받는 혜택이 줄어들 전망이다. 손해율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손보사들이 특약 혜택을 줄이는 방향을 선택하고 있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오는 16일부터 택시·버스·렌터카 등 영업용과 법인·관용 차량 등 업무용 자동차의 블랙박스 특약 할인율을 현행 4%에서 1%로 낮출 계획이다.
개인용 자동차에 대해서도 할인율 인하를 검토 중이다.
최근 3~4년간 손보사들은 다양한 자동차보험 특약을 내세워 고객을 유치해왔는데 이익이 줄어들자 자구책으로 특약 할인폭을 축소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동부화재의 경우 블랙박스 특약 할인율을 5%에서 4%로 1% 포인트 내렸고,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7월 기존 5%에서 2~5%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보험사 정책 변경은 1위사가 움직이고 하위사가 따라가는 경향이 있었다. 블랙박스 특약 할인율의 경우 삼성화재가 더 늦게 움직였지만 앞으로 타 손보사들이 할인율 인하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 손보업계 "특약할인, 손해율 상승 원인"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증가 원인의 하나로 자동차보험 할인 정책을 꼽고 있다.
할인 정책으로 수입보험료 규모는 줄어들었지만 사고로 지급하는 지급보험금 규모는 비슷하기 때문에 손해율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블랙박스 장착 여부가 사고율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오히려 특약 할인은 보험사 손해율 상승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보험개발원의 '자동차보험 할인형 상품 가입 특성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기준 블랙박스 특약 가입자의 사고율은 25.34%로 미가입자 24.20%보다 오히려 높았다.
평균 손해액도 197만원으로 미가입자 188만원보다 컸다.
손해율을 살펴봐도 블랙박스 특약 가입자는 75.8%로 미가입자 76.3%와 큰 차이가 없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블랙박스 특약 가입자는 30대 이하 저연령, 짧은 가입경력 등 위험도가 높은 계층의 가입률이 높기 때문에 미가입자에 비해 평균 사고율과 손해액이 다소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