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과 소통 강화해 신뢰받는 통화 정책 이끌어낼 터"
  • ▲ 이주열 한은 총재 후보자가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이주열 한은 총재 후보자가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19일 열린 청문회는 예상대로 '신상털기' 식이 아닌, 정책 검증 위주로 이루어졌다. 여야 의원들은 통화정책 수장으로서의 업무능력 검증에 초점을 맞췄다.
이 후보자가 35년간 한은에 근무하며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정통 한은맨'이라는 점에서 과거 금리정책에 대한 `실기(失期)' 논란 등 정책 현안이 주로 거론됐다.

◇ 이어지는 정책 검증 "총재 시켜도 괜찮을까"

이날 청문회는 지난 2012년 한국은행법 개정으로 총재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 대상에 포함되면서 역대 총재 후보자로서는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다.

한국은행 내부 출신 인사인 만큼, 한은 재직 당시의 업무 처리를 질타하며, 총재로서의 능력을 따지는 질의가 이어졌다.

이만우 새누리당 의원은 "2008년 미국 리먼사태가 발생하기 한 달 전에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그 정책적 오류는 굉장히 컸다"면서 "당시 한은의 통화신용정책 담당 부총재보로 재직했는데 제대로 역할을 수행했던 것 맞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후보자가 통화신용정책을 관장하는 정책기획국장으로 있던 2005년 고금리 저환율 정책을 폈는데 정책적 오류"라며 "결국 2008년 금융위기에서 유독 우리나라가 큰 타격을 입지 않았느냐"고 비판했다.

같은 당 안종범 의원은 "2010년 금리를 제때 인상하지 못했는데 결과적으로는 막대한 가계부채의 간접적인 원인이 됐다"면서 "지난해에도 시장에서는 4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많았는데 5월에 인하해 타이밍을 놓쳤다"고 말했다.

이재영 의원은 "후보자가 2003~2004년 조사국장으로 재직할 때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실제와 큰 오차를 보였다"며 미흡한 경제전망 능력을 꼬집었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2010년 중반부터 2011년까지 물가가 많이 올랐는데 당시 이명박정부의 경기활성화 기조에 맞춰 금리를 동결했다가, 결국 물가가 오를 대로 오르고 나서야 금리를 인상했다"면서 "후보자는 당시 금융통화위원으로서 전혀 소신발언을 안 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조정식 의원은 "총재 후보자로서의 전문성은 충분히 갖췄다고 평가한다"면서 "정부와 일정 거리를 두면서 정부 정책에 편승하지 않고, 한은의 독립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데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이 후보자는 "2008년에는 한달 이후에 리먼사태가 올 것을 몰랐던 게 사실", "2005년 금리정책도 미흡한 점이 있었다", "전망 오차를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잇따라 해명했다.

◇ "시장과 소통해 신뢰받는 통화정책 이끌 터"

이 후보는 작년 5월 기준금리 인하 전에 한은의 시장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중수 현 총재의 통화정책 방식과는 거리를 두고 중앙은행의 소통과 신뢰를 제고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작년 4월에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시장 기대가 형성된 데에는 중앙은행이 그런 신호를 줬기 때문"이라며 "그 기대와 어긋났다고 시장에서 평가하는 것을 보면 소통에 문제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인 당시 경제 부처와 여당은 추가 경정 예산을 추진하면서 '정책 조합'을 강조하고 기준금리 인하를 대놓고 요구했으나 한은은 시간을 끌다가 5월에야 내렸다.

이 후보는 향후 염두에 둘 사안으로 △물가안정과 성장의 균형있는 조합 모색 △국민의 신뢰 △글로벌 금융협력 지속 등을 제시하면서도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물가안정목표제는 국민 신뢰가 중요하다"면서 "(신뢰는)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에서 나오는 만큼 원활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통화정책의 시장 영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도 "약속대로 (정책을) 이행하는 것 같지 않다고 시장에서 평가한 결과가 아니겠느냐고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신뢰성 제고를 거듭 강조했다.

이날 이 후보는 청문회 분위기를 감안해 신중하면서도 조심스러운 답변으로 일관했다. 여·야 의원들의 질타에도 대부분 과오를 인정하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물가가 목표범위를 계속 벗어나면서 예측 모형에 문제가 있으며 수정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수요보다는 공급 쪽 요인이 컸고 수정을 할 경우 시장 신뢰에 문제가 생긴다고 반박했다.

또 조사국장 시절 경제전망치의 심각한 오차에 대해 인정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하면서도 당시 오차를 줄이고 전망의 정도를 높이는 것을 중시했으며 계량분석 모델을 보강하는 조직을 만들어 전망능력을 높이는데 일조했다고 답했다.

◇ "중국 발 경제 위기, 걱정 할 필요 없어"

이주열 후보자는 중국 경제 위기는 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중국 경제의 리스크에 대한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중국 섀도우 뱅킹, 지방정부와 국영기업체 부실 등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의 시각 높았으나 결과적으로 보면 중국 정부가 잘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리스크는 잠재돼 있다고 보나 중국 경제 위기는 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