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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한 주택 매매가 상승세에 반해 전세금 상승폭은 날로 커지고 있어 '전세 버블 붕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82주째 '고공비행'중이다. 또 주택금융공사가 지난 1월 발표한 '2013년 주택금융 및 보금자리론 수요실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중 전세로 사는 1273가구의 임차보증금은 평균 1억2475만원이다. 지난 2010년 조사 때의 7528만원보다 불과 3년 만에 65.7% '급증'한 것이다.
특히 전세가격 1억원 이상 2억원 미만 가구 비율은 같은 기간 21.4%에서 37%까지 올라 섰고, 2억원 이상 가구의 비율은 4.6%에서 18.5%로 늘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주택 매매가격의 상승 추세가 미미한데 비해 전세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보이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 지적하고 있다.
당초 올 들어 전세금 상승폭이 둔화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올 1분기만 돌아보더라도 1월 0.49%, 2월 0.59%, 3월 0.66%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0.28% 오름세의 1월, 0.36%의 2월, 0.54%의 3월과 비교해도 상승폭이 크다.
반면 매매가의 경우 규제 완화 분위기로 지난해 12월 첫째 주 이후 15주 연속 소폭의 상승세를 보였으나 최근 들어 2주 연속 약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이달 첫주 서울의 아파트 값은 전 주 대비 0.01% 하락했다. 이는 전·월세 소득 과세 방침 이후 관망세가 짙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매매가의 회복세가 미약한데 반해 전세가가 계속 치솟으며, 집을 팔거나 경매에 부치더라도 대출금이나 세입자 전세금을 다 갚지 못하는 이른바 '깡통주택' 현상의 만연화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당장 닥치지는 않겠지만 발생 가능성과 관련해 우려는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장민 금융연구원 연구조정 실장은 "문제는 예전에 역 전세난이 나타났던 때보다 지금 전세가격이 굉장히 높다는 점"이라며 "집 주인의 전세금 반환이 어려워지거나, 반환 부담때문에 최근 정체상태인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